경기도의회가 제12대 전반기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전국 최대 규모인 167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경기도의회는 1,420만 도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한편, 어려워진 재정 여건 속에서 민생을 지키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대야소 구도 속에서 여야의 목소리를 조율하고, 지방의회의 권한과 책임을 함께 키워가는 일 역시 새 의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기도의회 의장을 맡은 남종섭 의장은 ‘도민의 삶에서 문제를 찾고, 성과로 증명하는 의회’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남 의장은 4선의 경륜과 함께 제11대 의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을 역임하는 등 의정활동 전반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여야가 78대78로 팽팽하게 맞섰던 당시에도 뛰어난 조정능력과 소통을 바탕으로 여야 협치에 힘써온 만큼, 제12대 의회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의정에 담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방의회법 제정은 남 의장이 가장 중요하게 꼽는 과제다.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권한을 높이는 동시에 지방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남 의장은 지난 8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제20대 전반기 회장으로 선출되며 경기도의회를 넘어 전국 시·도의회와 힘을 모아 지방의회의 위상과 역할을 높이는 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민생과 경제를 살피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살피면서도 반도체·AI 등 미래산업을 통해 경기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구인 용인에서는 분당선 연장 등 주민들의 숙원사업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결국 남 의장이 그리고 있는 의회는 단순히 더 많은 권한을 갖는 의회가 아니다. 필요한 권한을 확보하되 그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고, 도민의 신뢰에 성과로 답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남 의장은 “의회가 도민의 삶을 바꾸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도민에게 신뢰받는 의회, 도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남종섭 의장이 그리는 경기도의회의 방향과 주요 현안, 그리고 임기 동안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들어봤다.
‘지방의회법 제정’ 최우선 과제로… 의회 자치권·독립성 강화에 총력
道 재정, 위기 강조만으론 해법 안돼… 필수 민생예산 우선순위 정해야
4선 의정 경험과 조정능력 바탕으로 여야 간 소통·협치 강화
분당선 연장 등 지역 현안 해결로 용인 기흥의 새 도약 뒷받침할 것
▲ 경기도의회 의장 취임 후 의회를 이끌며 느낀 소회는.
취임 이후 소회를 정리할 틈도 없이 현장과 제도를 오가며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첫 공식 일정으로 재난 대응 현장을 찾았고, 민생과 안전에 관련된 현안도 꾸준히 살폈습니다. 의장 직속 ‘지방의회법 제정 추진 TF’를 출범시켜 입법 준비도 본격화하였으며,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된 뒤에는 전국 지방의회의 뜻을 모아 국회와 정부를 적극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의장의 역할을 더욱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의회 안에서는 167명 의원이 각자의 역량을 충분히 펼치고, 그 결과가 도민의 삶을 바꾸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의장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장 개인이 앞에 서기보다 제12대 경기도의회의 성과가 도민께 먼저 기억되도록 맡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 제12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으로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의정 방향은.
도민 곁에서 문제를 찾고, 도민의 삶에서 성과를 증명하는 의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조례와 예산에 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 닿는지까지 살피겠습니다. 무엇보다 도민께서 의회의 존재와 역할을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의회의 전문성과 정책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지방의회법 제정에 힘을 쏟겠습니다. 의원들의 경험과 전문성이 더 나은 입법과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조직과 예산의 자율성, 충분한 의정지원체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변화가 닥친 뒤 대응하기보다 한발 앞서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로 이끌겠습니다.
▲ 경기도 재정위기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와 의회는 어떻게 협력해야 한다고 보는가.
경기도의 주요 세원인 취득세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국고보조사업에 따라 부담해야 할 도비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재원은 줄고 반드시 써야 할 돈은 늘면서 재정 운용의 여력도 좁아진 상황입니다. 재정 여건이 엄중한 것은 분명하지만 위기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집행부는 세입 전망과 사업 조정의 근거를 의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의회는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면밀히 검증해야 합니다. 성과가 불분명하거나 시급성이 낮은 사업은 조정하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등 필수적인 민생예산까지 일률적으로 줄여서는 안 됩니다. 재정이 어려울수록 도와 의회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예산의 우선순위를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으로서 지방의회법 제정에 역점을 두고 있다. 향후 추진 과제는.
지방의회법을 제정하는 목적은 현행 지방자치법의 관련 규정을 별도 법률로 옮기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의회가 규모와 업무에 맞게 부서와 정원을 정할 수 있는 조직권을 비롯해 예산편성권과 자체감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1인 1정책지원관’과 입법지원기관 설치 근거 등 의회의 전문성을 높일 제도도 함께 담겨야 합니다.
경기도의회는 자체 제정안을 마련해 지난 8월 25일 국회에 직접 전달했습니다. 앞으로 전국 시·도의회의 의견을 협의회의 공동 요구로 모으고, 기초의회와 지방 4대 협의체까지 공조를 넓힐 계획입니다.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 지방의회의 현장 경험과 구체적인 대안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정부와 국회를 지속적으로 설득하겠습니다.
▲ 민생경제 회복과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도의회가 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과제는.
경제지표가 나아지더라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청년과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도민은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일회성 지원보다 금융 부담을 낮추고 안정적 고용과 자립으로 이어지는 사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합니다. 긴 출퇴근 시간과 교통비 부담을 줄이는 일도 중요한 민생 대책입니다.
재정이 어렵다고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까지 멈춰서는 안 됩니다. 반도체·AI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전력과 용수, 교통망 등 기반시설을 제때 갖추고 필요한 인재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합니다. 도의회는 필요한 투자에는 힘을 보태되 그 성과가 지역기업의 성장과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는지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 여대야소 구도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기 위한 의회 운영 방안은.
협치의 핵심은 서로 다른 의견을 충분히 듣고 쟁점을 조정해 도민에게 더 나은 해법을 찾는 데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 144명뿐 아니라 국민의힘 22명과 조국혁신당 1명도 모두 도민의 선택을 받은 동등한 대표입니다. 의석수의 차이가 발언의 무게와 의회 운영에 참여할 기회까지 좌우해서는 안 됩니다.
주요 의사일정과 쟁점 안건은 논의 초기부터 각 당과 충분히 공유하고, 교섭단체 간 소통도 꾸준히 이어갈 생각입니다. 상임위원회에서는 야당 의원의 의견과 제안이 충분히 검토되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다수당에는 더 큰 책임을 요구하고 소수당의 목소리는 충실히 반영해 167명 의원 모두가 의회 운영에 참여하도록 중심을 잡겠습니다.
▲ 제12대 의회는 초선의원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의원들의 의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은.
제12대 경기도의회는 167명 가운데 96명이 초선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쌓아온 의원들이 의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그 역량을 의정활동에서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는 일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모두에게 같은 교육을 제공하기보다 의원별 관심 분야와 의정 경험에 맞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조례 입안과 예·결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등 의정활동 단계별 교육을 강화하고 전문위원실과 정책지원관의 지원도 내실화하겠습니다. 단순히 업무 절차를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현안을 정책으로 다듬어 조례와 예산에 반영하는 과정까지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초선 의원들의 새로운 시선과 열정이 정책과 조례로 원활히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 지역구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은.
가장 시급한 현안은 ‘분당선 연장’입니다. 기흥역에서 동탄2신도시를 거쳐 오산대역까지 이어지는 광역철도 사업으로, 용인·화성·오산 시민의 교통 편의를 높이고 경기남부 생활권을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핵심 교통망입니다.
사업이 처음 검토된 이후 반도체 국가산단과 신도시 조성 등 경기남부의 개발 여건이 크게 달라졌고, 광역교통 수요도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사업의 필요성과 경제성 검토에 충분히 반영돼야 합니다.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분당선 연장 사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습니다.
▲ 의장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사업이나 성과가 있다면.
임기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는 ‘지방의회법 제정’입니다.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5년이 지났지만 조직과 예산 등 핵심 권한은 여전히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권을 토대로 예산편성권과 의회사무처에 대한 자체감사권까지 단계적으로 보장해 의회가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독립적으로 일할 기반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지방의회의 권한만 확대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의정활동과 예산 사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윤리·징계 제도도 강화해야 합니다. 의회가 필요한 권한을 갖는 만큼 그 행사 과정과 결과에 분명히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방의회법의 핵심입니다.
경기도의회 안에서는 의원들이 주민과 한 약속을 정책과 예산, 조례로 실현하도록 돕겠습니다. 지역 현안이 단순한 건의에 머물지 않도록 추진 상황을 꾸준히 점검하고, 관련 부서와의 협의부터 예산 반영까지 챙기겠습니다. 임기를 마쳤을 때 ‘약속을 지키는 의회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 경기도민과 지역구 주민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전국 최대 광역의회를 이끌 막중한 책임을 맡겨주신 1,420만 경기도민과 네 번의 도의원 임기 동안 한결같은 성원을 보내주신 용인 기흥 주민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무투표 당선이라는 큰 믿음을 보내주신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을 무겁게 새기고 있습니다.
의장이 됐다고 지역 주민과의 거리가 멀어지거나 현장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도민과 지역구 주민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듣고, 필요한 일은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하겠습니다. 보내주신 신뢰에는 말이 아니라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성과로 답하겠습니다.
▲ 의장님의 좌우명은.
제 정치 철학은 ‘상선약수(上善若水)’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뜻으로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누구도 가리지 않고 이롭게 합니다. 저 역시 크고 힘 있는 목소리보다 도민의 삶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작고 절박한 목소리를 먼저 살피고자 합니다.
물처럼 유연하다는 것은 원칙 없이 물러선다는 뜻이 아닙니다. 의견이 다를 때는 충분히 듣고 해법을 찾되, 민생을 지키고 낡은 제도를 바꾸는 일에는 물이 바위를 깎듯 끈기 있게 나아가겠습니다. 부드럽게 소통하면서도 해야 할 일은 끝까지 해내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상선약수의 리더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