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문득 떠오르는
너의 잔상
이따금
긴 머리 휘날리며
마음 한구석에
깊은 웅덩이 되어
고여 있다
이제는
잊으려 해도
뜨거움과
차갑게 식어 버린 냉랭함마저
쉽사리 지워지지 않아
봄이 오면
매화로 피어난 그리움으로
여전히
내 마음에 담겨 있다.
시평(詩評)
보고 싶다고 말하는 한 편의 시에서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깊은 생명의 온기를 느끼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인의 살아 온 인생이 거울 속에 비쳐진다. 이보영시인은 아마도 그의 천직에서 시를 쓰는 것일 게다. 누군가에게 “보고 싶어” 라고 말해 보라. 혹자는 어쩌면 그 아름다운 말을 어찌 그렇게 쉽게 쓸 수 있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담담하게 ‘그리움’이라는 문장을 풀어 나가는 시인의 서정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가다가 막히지 않으며 오로지 시인만이 가지는 담백한 시어를 보며 우리는 스스로 반문한다. 시는 한마디로 순수여야 한다고. 그러하기에 단단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심지가 있는 일편단심을 이 시 전문에서 일관되게 가져오는 것이다. 깔끔하고 단정한 시인의 이미지처럼 시 또한 군더더기 없이 맥락을 정확히 짚고 있다.
이 시에서는 보고 싶은 그녀의 잔상이 가슴 속에 여울지며 흐르고 있다. 독자들은 시인의 잊지 못할 그녀에 대한 일편단심을 한 행 한 행 읽어 내려가며 결 고운 시인의 심성을 함께 음미하고 있는 것이다.
잊으려 해도 도저히 잊을 수 없음, 그리고 뜨거움도, 차갑게 식은 냉랭한 마음마저도 깊숙이 간직하다가 시를 통해 표출하고 있는 이보영 시인에게 한결같음을 인지한다. 그리움이 아닌 다른 감정도 일관되리라. 시인의 마음을 어디까지 세인들은 읽고 있을까.
마지막 연의 “추운 겨울을 이기고 돌아 온 매화”처럼 그리움이 더 단단하게 피고야 마는 한 편의 시 “보고 싶어”를 가슴 속에 담아 보시길 바랍니다.
<경기문학인협회장/경기산림문학회장 정명희 시인>
호 原主, 서울출생, 21년 「시와 창작」 등단
백석연합신학신대원 교수,
이천영락교회 담임목사,
아주문학 회원, 문학과 비평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 서울문학회 운영이사.
시집 「가까이 못 가서 미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