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은 더 이상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끼리끼리 공감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늘 새롭고 특별한 고통에만 반응하는
대중은 피냄새를 맡고 몰려든다
뉴스는 수수께끼를 보여줄 뿐
해결책을 갖고 있지는 않다
고로 나는 소망한다
눈을 크게 뜨고 볼 수 있기를
사회는 고통을 구경하는 쾌락으로 가득 차있다
타인의 고통은 내 것이 될 수 없다고
“너나 잘하세요,” 다 아는 척할 때 더 나빠지는
시평(詩評)
이상정(본명 이상용)시인의 시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체득한 내면의 소리를 명쾌하고 질감 높은 표현으로 읽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는 다른 시인들이 표현하지 못하는 시어를 적재적시에 발굴하여 시의 낚싯줄에 정확하게 창조적으로 갈아 끼울 줄 안다.
아무나 못하는 그만의 장기이며 자신감이라고 볼 수 있다. 삶의 의미는 누구에게나 숙연한 과제다. 그도 그런 관점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심성수련을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도 얼마전 이상정시인과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문학을 이야기하고 문인들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려고 애쓴 적이 있다. 그때 그는 문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발휘하였으며 선한 영향력을 주위에 몸소 보여 주었다. 그의 많은 시집은 그만이 쓰는 절대적이고 결백한 마음결을 시로 표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헤어진 형을 찾아 이국만리 찾아갈 때의 설레임을 곁에서 함께 느끼고 그만이 간직한 혈육애를 직접 보았다. 그는 하늘에 감사했고 그 마음을 담아오랫동안 간직해온 시혼(詩魂)을 불태워 그만의 시를 한글과 영어로 번역하여 시집을 냈다. 그의 시어들은 읽는 사람들에게 끊이지 않는 감동을 주었고, 삶의 진정한 길이 무엇인가를 봉사와 종교적 귀의로 주위에 몸소 보여 주고 있다. 이후 이상정시인의 무궁하고도 빛나는 시향이 널리 퍼여 나가기를 두 손 모아 기대한다.
<경기문학인협회장·경기산림문학회장 정명희>
1960년 경북 칠곡 출생
1995년 시와 시인으로 등단
2000년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 경기문학 우수상 수상
2018년 경기시인상, 경기문학인 대상 수상
2021년 수원예술인대상 인문부문 수상, 경기펜 공로상 수상
2024년 제15회 경기PEN 문학 대상 수상
현) 한국문인협회 문화선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