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경제] [건강정보] 우리 아이 심장 소리가 이상하다고 해요

어린 자녀를 키우면서 소아심장과 외래를 방문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아이의 심장 소리가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심장이라는 부분이 전신 혈액 순환을 책임지는 몸의 장기이기에 중요하다는 생각이 누구에게나 있는데, 그러한 심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하면 놀라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이의 심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외래로 찾아오는 경우 심장 초음파를 시행하였을 때 치료가 필요한 심장병이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발견됩니다.

심장은 정상적으로 신체 각 부분과 폐로 혈액을 짜 낼 때와 혈액이 심장에 채워질 때에 심장의 판막이나 심장 내 여러 구조물들을 지나면서 소리를 냅니다. 심장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심잡음이라고 하는데, 심잡음 자체는 병으로 보지 않지만, 정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서 크게 들리는 경우에는 자세한 진찰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소아심장과에 방문하게 되면 심잡음의 강도, 특징, 잘 들리는 위치, 시기, 기간 등으로 심장병의 유무와 종류를 판단하게 되고,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서 심장초음파를 시행하게 됩니다.

정상 심장 안에는 4개의 판막과 근육 조직, 판막과 근육이 연결되어 있는 끈과 같은구조물들이 많아서, 혈액이 흐르면서 정상적으로도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심장 소리가 이상하다고 소아심장과를 찾는 아이들은 갓 태어난 신생아와 학교 들어가기 전의 3~4세 어린이입니다. 이 시기에 찾아오는 소아에서 들리는 심잡음은 잡음이 작게 들리는 것이 특징이고, 심장의 구조적인 결함과 관계 없이 들리는 무해성 심잡음인 경우가 많습니다. 갓 태어난 신생아 시기에는 잡음이 들리지 않다가 결핵 예방 접종 (BCG 접종) 이나 B형 간염 2차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들렸다가 심장 소리가 이상하니 병원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찾아오게 됩니다. 이 시기에 잘 들리는 심잡음은 ‘생리적 신생아 분지 폐동맥 협착’ 이라고 하는 것인데, 출생 후 아이가 숨을 쉬면서 폐는 펴지지만, 오른쪽과 왼쪽 폐동맥의 직경이 상대적으로 덜 커지면서 혈관을 통한 혈류 속도가 빨라져서 들리게 됩니다. 대개는 출생 후 3~6개월 내에 정상화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작은 강도의 심잡음이 들리다가 사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무해성 심잡음은 임상적으로 의미 없는 심잡음이기에 고쳐질 필요도 없으며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키울 필요도 없습니다. 심장 내 기질적 이상이 없는 무해성 심잡음으로 진단되었다면 보통 정상적인 아이들처럼 키우시면 됩니다.

3~4세 정도의 소아들은 감기 치료를 위해서 병원에 들렸다가 심장 소리가 이상하다고 소아심장과를 많이 찾아오게 됩니다. 이 시기의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혈류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심장과 혈관을 흐르면서 와류를 만들어 내는 데, 감기에 걸리고 열이 나는 경우 더 두드러지게 들리기 때문에 아주 흔하게 심잡음이 있다고 진단되게 됩니다. 정상 소아의 경우에 80-90% 에서 어느 시기든 심잡음이 들릴 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작게 들리는 심잡음이 있다고 하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