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 넘버원 경쟁 가속

도청이 수원에 있다는 것은 커다란 장점이다. 무기한 보류 됐던 광교신도시 도청이전이 확정돼면서 수원은 다시 한 번 경기도의 중심도시로 성장하겠다는 출구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재 수원의 중심인 팔달산 서남방향에 소재한 경기도청은 많은 경기도 도시 인프라 시설물들이 수원에 존재하게 하는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원은 도청이 소재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금융기관들이 수원에 있다. 화성이나 오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증권회사도 수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원의 강점이 들어나는 대목이다.
수원 팔달구 인계동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뉴코아 백화점까지 1km에 이르는 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마치 여의도에 와있는 듯한 착시현상을 불러올 만큼 금융업체들이 몰려있다. 거의 모든 은행들과 증권회사까지 그 거리에 모여서 경기남부의 월가를 형성했다. 인근 지자체에서 보면 많이 부러운 모습이다. 경기도에서 시 예산 1위를 수년째 수성하고 있는 성남에도 은행들이 있지만 수원처럼 월가를 형성한 거리는 없다.
수원 인계동 월가에는 경기도에 두 개밖에 없는 한국주택금융공사를 비롯해 농협중앙회 경기본부, 시티은행, 국민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이 경기남부 전체 금융을 지원해 주고 있으며 각종 보증보험 회사들의 도지부들이 상주하면서 경기도 전체의 금융을 수원에서 컨트롤하고 있다.
또 수원농협도 수원의 금융제일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지난 몇 년 전에 비해 여수신 규모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1조원 대에 이르는 수원농협은 전국 제일을 자랑하며 2016년 현재 19개 지점을 운영하면서 수원의 금융을 뒷받침 하고 있다. 화성이나 오산의 소규모 농협들이 보면 수원 농협은 하나의 거대한 금융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굴뚝기업들이 황금알을 생산했다면 현재는 금융기업이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의 활력소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시중의 중평이다. 수원이 공장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수년째 기복 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금융기업들이 수원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수원이 금융도시로 거듭나면서 안정적인 도시발전을 이룩하고 있다면 화성은 경기도의 떠오르는 핵심 동력이다. 삼성반도체를 필두로 수많은 공장들이 화성시에 들어서면서 화성은 경이적인 발전을 이루어냈다. 정확히 십 년 전 경기도내에서 화성의 위치는 15위 밖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화성의 성장률은 도내 1위를 기록했으며 시 예산도 1조7천억을 넘어가면서 명실상부 경기도의 중심도시로 떠오르고 있으며 갈수록 발언권도 세지고 있다.
화성의 발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공시지가 상승률 또한 경기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화성의 성장률이 얼마나 가파른지를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화성이 이렇게 성장해 가는 것은 화성의 지리적 이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울 면적의 1.4배에 해당하는 시 면적과 바다와 접한 도시들이 있다는 점이 물류를 이끌고 있으며, 한국의 허브공항인 영종도 국제공항과의 거리가 1시간 이내란 것도 강점이다. 특히 서울과 인천을 직접 연결되는 서해안 고속도로가 화성을 관통하면서 서울을 공략하려는 각 기업들이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도시로 화성을 꼽고 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화성의 발전에 대해 “자고 일어나면 공장이 들어서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다 파악하기가 어렵다. 우리시는 기업들이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마련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시가 10년 이내에 경기도의 넘버원이 될 것이다. 수원이 지금은 금융으로 버티고 있지만 화성이 더 발전하면 동탄에도 금융거리가 생길 것이다”며 화성시 성장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고 있다.
한 때 수원과 화성의 통합 논의가 진행돼 메가시티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현재 수원과 화성은 금융과 공장 이라는 각기 다른 성장 동력을 가지고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수원과 화성의 경쟁적 성장이 경기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밖에 없다. 수년전 지방세 교부단체였던 화성이 수원과 같은 불교부지차체로 어깨를 마주하고 달리면서 두 도시의 동반성장은 서로를 견제하는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관광과 국제회의 그리고 전시를 함께하는 마이스(MICE) 산업의 총아인 컨벤션센터 유치를 놓고 수원과 화성간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총성은 두 도시의 심장부를 관통하고 있다.
먼저 수원은 지난 2012년 염태영 시장이 경기도로부터 광교컨벤션센터 허가를 득하고 사업진행을 추진 중에 있다. 그리고 화성은 세계최대테마파크인 USKR 사업에 컨벤션센터를 설립해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서겠다는 도시계획을 잡고 있다. 두 도시간의 경제 전쟁이 어떤 결론을 만들어낼지는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바라보는 수원`화성 시민들의 자부심을 하늘을 뚫고 나올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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