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병원에 간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문율이다. 위중한 상황이 될 때까지 버티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질병의 징후가 조금만 보이거나, 작은 상처가 나도 병원으로 달려간다.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찰을 받고 약을 사서 복용한다. 약으로 치료하지 못하는 병은 수술을 받는다. 입원을 하기도 한다.
아프지 않아도 병원에 간다. 자신의 건강정도를 체크하고 질병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다. 건강검진결과 이상이 발견되면 서둘러 치료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도 병원에서 맞는다. 인생 막바지 생명연장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우리다. 심폐소생술을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한다.
아기가 태어남도 병원일진데 사람은 병원에서 출발해서 병원에서 끝을 맺는다. 물론 장례식도 마찬가지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우리들의 필연적인 생애이며 일상이다.
병원마다 환자들로 득실거린다. 의원을 제외한 전국 병원만도 3천여 곳에 이르며 10만개 이상의 병상에서 10여만 명의 의사들이 쉴 새 없이 환자를 치료한다. 그래도 유명 병원들은 수개월씩 기다려야할 정도로 환자들이 넘쳐난다. 앞으로 더욱 늘어날 추세다.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도 천문학적이다. 국민 1인당 200만원 꼴이다. 4인 가족이면 연 800만원, 두 달 치 이상의 월급이 의료비로 지출된다.
병원을 자꾸 찾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건강과 수명연장에 대한 욕구가 대단히 강하다. 반면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은 오로지 병원이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먹지 않으면 불행한 일이 닥칠지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를 갖는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신기하게도 통증이 사라지고 병이 낫는 것처럼 느껴진다. 주변과 매스컴에서 많은 환자들의 치료사례를 듣고 본다. 여기서 환자는 의사를 향한 일방적 신뢰관계가 성립된다. 특히 전통의학보다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현대의학에 더 많은 신뢰를 보낸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근래의 수명연장 통계다. 현대의학이 내 수명을 연장시켜 준다는데 어찌 신뢰를 보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최근 10년 가까이 평균수명이 늘었다. 대단한 발전이다.
여기서 ‘병원을 자주 가면 내 수명이 연장 된다.’라는 공식이 뇌리에 입력된다. 병원 출입이 일상화 되는 건 너무나 당연하지 않는가?
요즘은 수명연장과 버금가는 미모를 가꾸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피부과는 기본이고 성형외과에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래저래 병원과 현대인들은 샴쌍둥이처럼 분리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자.
‘끝까지 이 길을 가야될까? 함정은 없을까?’
‘우리가 간과한 더욱 중요한 것들은 없을까?’


프로필
행복제작소 소장
시조시인
저서 : 『행복으로의 초대』 『다이어트 요가』 『걸음을 바꾸면 건강이 보인다』 『백두대간』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