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로그인 회원가입
  •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김훈동칼럼] 윤리(倫理)가 교과서에서 잠자고 있는 나라
상태바
[김훈동칼럼] 윤리(倫理)가 교과서에서 잠자고 있는 나라
  •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 승인 2023.08.24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윤리는 실생활의 경전이자 가장 강한 규범이다. 공리공담(空理空談)이 아니다. 윤리와 도덕이 무너진 것이 우리의 실존적 상황이다. 대한민국은 후진국에서 아주 멀리 벗어나 선진국인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나가 해결되면 두 개 세 개의 문제가 가로막는다. 시귀(詩句)처럼 ‘장벽이 무너지자 모든 것이 장벽이었다’라는 은유가 가슴을 친다. 마음속에 있는 것을 닦아서 ‘된사람’이 되는 길을 닦아 놓는 일이 시급하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이슈를 보노라면 윤리는 우리네 삶과 완전히 동떨어진 듯하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남이 있어 내가 있다. 윤리의식을 가진 사람과 사귈 때 느낌이 다르다. 무언가 손에 잡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기업의 특유한 기품인 사풍(社風)처럼 그 사람이 지닌 선비 같은 바람이 인다. 예전에 윤리는 내 곁에 있었다. 내 손안에, 내 마음속에 있었다. 가정에도, 학교에도, 사회에도 있었다. 지금은 윤리가 교과서에서 잠자고 있다. 윤리처럼 법도 정직하게 지킨다는 전제가 깔려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윤리적 기반을 튼튼히 가져야만 한다. 변호사들이 자유직이란 우산 밑에서 사건 수임료보다 더 많은 성공사례금을 받는다. 독일이나 프랑스, 영국은 비윤리적인 것으로 여겨 금지하고 있다. 사건 액수에 따라 산정하기보다는 시간과 수고량만큼 보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사회정의의 실현을 추구하는 법률가라는 공동선을 위해서 그렇다. 국회에도, 정당에도 윤리위원회가 있다. 하지만 국민이 바라볼 때 윤리적 기강을 바로잡기보다는 거수기 노릇이나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친위부대 역할에 멈추고 있어 실효가 없다.  
윤리는 도덕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도덕이 자기완성을 위한 규범이라면 윤리는 인간관계에서 합당하게 행동함을 뜻한다. 모두 ‘좋다, 나쁘다’라는 선악(善惡)의 관점에서 사회적인 인간으로서 행동을 뜻한다. 하지만 도덕은 개인이나 가족 같은 작은 집단이 사용할 때 일상의 행동 기준이 된다. 윤리는 개개인의 관계에서 사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윤리(倫理)는 사회적인 인간으로 지켜야 할 순서, 이치다. 도덕(道德)은 나쁜 길에 빠지지 않고 앞으로 쭈욱 걸어 나가는 의미다. 남을 배려하는 능력과 이에 연결되는 행동이다. 윤리는 사회 구성원에게 심어놓은 판단의 기준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법과 같은 역할을 한다. 
옳지 않아 잘못되었을 때는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공동체의 윤리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윤리란 각자 자기 부족에 대한 겸손한 의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법보다 윤리가 가장 강한 규범이다. 윤리적 자세가 결여되면 비판받는다. 정치가나 법률가는 윤리적으로 모범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스스로 가꿔나가야 한다. 입법자가 세 마디만 고쳐도 하루아침에 기업이 갈 길을 잃게 되고 만다. 법치주의가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수백 수천 가구가 사는 아파트가 철근이 빠진 부실 공사로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건설업자, 왕의 DNA를 가진 아이라며 담임교사에게 욱하는 학부모. 고가의 명품 시계·가방·귀금속을 사들여 집 안에 숨겨두면서 장기적으로 세금을 체납하는 자. 국회나 지방의원들의 부적절한 해외출장, 회기 중 코인거래로 떼돈 버는 청렴을 자처한 국회의원, 한전(韓電) 적자는 47조씩 쌓여가는데 외유성 출장 가는 나사 빠진 임직원, 각종 보조금을 눈먼 돈이라고 마구 쓰는 단체장, 고급승용차를 타고 쓰레기를 길거리에 던져버리는 행동 등 윤리의식이 실종된 사례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안타깝다. 윤리의식을 되찾지 않고는 사회안정은 불가능하다. 사람은 윤리와 도덕을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 
폭염도 가고 사색과 성찰의 계절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라는 윤동주의 서시를 음미하며 차분히 자신을 살펴보자. 양심에 거리낌 없이 자기답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인식할 때다. 교육이 국·영·수가 핵심이고 윤리는 아예 배워본 적이 없는 과목이 된 지 오래다. 사회개혁은 오직 시민교육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지식의 절름발이 시대다. 지식보다 중요한 건 깨달음이다. 윤리는 소양이고 교양이다. 자신의 잘못된 말과 행동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염치의식을 통해 도덕적으로 건전한 사회를 이끌어 왔던 우리가 아닌가. 그 염치의식마저 사라졌다. 윤리문화는 점점 병들어가고 있다. 미풍양속도 가을 낙엽처럼 발아래 나뒹군다. 우리 사회에 도덕성, 윤리의식을 회복시켜야 한다. 비윤리는 비윤리를 낳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