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단군 때부터 흘렀을 개울
물이 넘치면 농가로 스며들었고
논둑, 밭고랑 지나 수리산 기슭 따라가면
길 끝나던 먼 마을, 산벌리라 했다.
깊은 골에선 멱을 감고
초막골 숲에서는 소쩍새도 울었다.
덩치 큰 집들 숲이 되더니
논밭과 개울 덮이고 역이 생겼다.
길가의 가게는 밤마다 불꽃들이 피어나고
안양, 수원, 과천, 안산
오가는 길목, 스치는 사람들
누구를 위해 뛰고 무엇을 위해 만나는지
집은 솟고 차들은 물밀듯한데
태을봉에서 관모봉으로 흘러내려
기우는 해 품고서
말없이 지켜보는
금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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