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씨를 뿌린 지 나흘만에
무수한 흙알갱이 떠밀며
일개 분대장도 없이 삼열횡대 지어
아주 흡족하게 발아가 되었다.
맨 먼저 목격자는
점 찍어 놓은 푸른 생명과 흙알갱이와
무밭 주인 어무이를 순간 접촉 번갈아 보며
자연은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을 때
존엄의 가치를 받을거라 믿게 되었다.
만약에 새순 저것들이
칠흑의 바닦 어둠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 나왔다면
우리 사람들이 먹어주기가
아주 곤란하지 않았을까를 생각 중에
토종농부 어무이의 손길에선
씩씩하게도 물짠 새순들을 솎아주는
묘한 동작에 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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