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격적인 투자를 요청하면서 이재용 사면론이 다시금 떠오르고있다. [사진=연합]](/news/photo/202104/27382_28990_4546.png)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은 지난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경제계 주요 인사 중 이 부회장의 사면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은 손 회장이 처음이다.
손경식 회장은 세계 각국이 반도체산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언제 한국이 ‘반도체 강국’ 자리를 뺏길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손 회장은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빨리 복귀해, 글로벌 기업인들과 교류하고 과감한 투자를 결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 사면 시기로 광복절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세계가 반도체전쟁을 벌이는데 우리만 장수의 발을 묶는 것이 아닌가”라며 “그를 석방하여 삼성이 청년일자리를 확보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백신확보에 삼성의 반도체 영향력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이 부회장을 불구속상태에서 반도체 코어기술 전쟁에 백의종군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이재용 사면론이 다시 떠오른 데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이 '반도체 화상회의'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에게 한 발언이 큰 영향을 줬다. 이날 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부족 사태에 강력히 대처하고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해당 회의는 우리나라 기업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회의에 참석해 "오늘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우리가 어떻게 미국내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고 미국의 공급망을 보장할 것인지 말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경쟁력은 기업들이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 내에 공격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이에 미국의 종합반도체기업 ‘인텔’은 "인텔 공장 네트워크 안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을 설계 업체와 논의 중이며 6∼9개월 안에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백악관의 요구에 즉각 화답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날 백안관으로부터 어떤 주문을 받았는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를 놓고 일각에는 삼성전자의 경영권 부재로 진단하면서 이재용 사면론이 다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현재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계획과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지만 미국 투자만큼은 더는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 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지난달 19일 충수염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다가 15일 서울구치소로 복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