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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사람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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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사람을 찾습니다.
  • 목경화 수원문인협회
  • 승인 2020.12.14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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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경화 수원문인협회
목경화 수원문인협회

일요일 오후

코로나로 집에만 있기 답답하여 인근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공원엔 마스크를 낀 사람들로 북적거려 거리를 두고 걷기도 좀 불편하였지만 그런대로 공원 뒤편에 한적한 곳도 있고 해서 한 시간 코스로 운동 삼아 걷기가 좋아 휴일이면 자주 이용하는 광교 호수 공원이다.

공원엔 소풍 나온 가족들도 있었고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 친구들과 연인들과 이런저런 사람들이 많았다.

한참 걷기를 하고 있는데 공원 스피커에서 안내방송이 나왔다.

마스크 착용을 잘하고 거리두기 실천 코로나 관련 말인 줄 알고 귀담아 듣지 않고 걷고 있는데 가만 들어보니 「사람을 찾습니다. 80세가량의 ○○○ 할머니를 찾고 있다」 라는 내용이었다. ○○○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기다리니 어디 화장실 앞으로 오라는 방송을 하였다. 웬 화장실 앞이지? 라고 생각하며 다시 걷고 있는데 10분쯤 지나 다시 방송을 하는 것이었다.

이번엔 좀 더 상세하게 「혹시 이 방송을 듣는 분은 주위에 80세가량의 할머니가 혼자 길을 헤매고 계시는 분을 발견하면 공원 안내실로 좀 모시고 와 달라」는 방송이었다. 같이 산책 나온 할아버지께 핸드폰이 들어있는 가방을 맡기고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가셨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화장실로 찾아가보니 할머니가 안 계신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할머니 걱정에 할아버지께서 안내소로 가서 방송 부탁을 하신 것이다.

핸드폰을 두고 가 전화를 할 수도 없는 사정이라 할아버지가 얼마나 애를 태우고 있을지 방송을 듣는 나도 걱정이 되었다.

공원 걷기를 하는 내내 만났을까? 그 할머니가 혹시 치매를 앓고 계시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송이 또 나오는지 신경을 쓰고 있는데 10분 후 쯤 또 한 차례 아직도 못 찾으신 듯 안내방송이 나오고는 방송이 없었다.

예전엔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 미아방지용 목걸이를 해 주었던 기억이 났다.

아이들이 길을 잃었을 때 아니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엄마를 잃어버렸을 때 어린아이들이 하고 있는 팔찌나 목걸이에 부모들 전화번호로 연락하라는 의미로 은으로 만든 목걸이를 해주곤 했었는데 노인인구가 많은 요즘 노인용 팔찌나 목걸이가 필요하겠다는 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 여름 물놀이장이나 놀이공원에서의 ○○○ 어린이를 보호하고 있으니 ○○○부모님께서는 미아보호소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방송을 자주 듣곤 했었는데 앞으로는 어르신을 찾는다는 ○○○어르신을 보호하고 계시는 분은 관리실로 모시고 와달라는 방송을 자주 듣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무거워진다.

필자는 어린이집 원장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이나 야외 활동을 나갈 때는 아이들의 인원파악에 신경을 곤두세우곤 하였다.

서울 어린이 대공원으로 소풍을 갔을 때 잠시 한 눈판 사이에 6살 아이 한명이 보이지 않아 얼마나 놀래면서 안내 방송실로 뛰어가던 20년 전 일도 떠오른다. 6살 그 아이는 다른 어린이집 선생님을 졸졸 따라 가면서 생긴 일이다. 그 어린이집 선생님이 우리에게 데려다준 가슴 철렁했던 일화가 갑자기 생각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 고령자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하여 2020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5.7%이며,2025년에는 20.3%, 2060년에는 고령인구가 43.9%가되어 초 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아이들이 보호자와 같이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이 생겨 아이를 양육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호응이 좋다. 옷매무새를 봐줄 수도 있고 혼자 뒤처리가 힘든 아이들에게 부모와 함께 있다는 안도감을 주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가 많은 지금 어르신 화장실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보호자가 동반하여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어르신 화장실도 있으면 오늘 같은 일도 생기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해가 기울고 노을이 지는 호수 공원을 둘러싼 화려한 야경의 아파트 불빛이 하나둘씩 켜지는 11월 늦가을의 일요일 오후 5시.

아파트 불빛과 호수에 비친 노을이 우리들 삶의 경계선처럼 느껴져서 쓸쓸한 마음과 함께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워 자꾸 뒤를 돌아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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