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훈련 부족으로 좌초한 '반기문' 사례 거론도
윤 총장은 아직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윤석열 대망론'에 불을 지피는 것 자체가 야당으로서는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쇼크'라는 제목으로 이번 법사위 국감이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확신한 여왕벌이 나타났다"면서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윤 총장에게 "사퇴하고 당당하게 정치판으로 오시라. 잘 모시겠다"라고 말했다. 윤 총장이 정계에 진출할 경우 경쟁 상대가 될 것을 의식한 것이다.
야권에서 윤 총장을 향한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뉜다.
과거 소신 있는 이미지로 대중적 파괴력을 지녔던 '이회창'의 길과 반짝인기를 등에 업고 등장했다가 사라진 '반기문'의 길이다.
이회창 전 총재는 15대 총선에서 민자당(국민의힘 전신) 선대위원장을 맡아 정치력을 보였으며, 보수정당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한 인물로 평가된다.
최근 대검찰청 앞에 늘어선 윤 총장에 대한 화환을 예로 들며,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이 전 총재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대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같은 실패 사례도 언급된다. 진영 갈등으로 수렴하는 한국 정치 특성상, 정당 밖의 유력 주자가 등장하면 반짝인기가 올랐다가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97년 대선에 나선 이회창 전 총재도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거친 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선대위원장으로 정계 입문 하고서야 당의 대선 후보가 되었다"라며 "정당 밖 대권주자의 '희망고문'은 상대 당의 축복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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