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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여울/어머니의 재봉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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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여울/어머니의 재봉틀
  • 김세홍 시인
  • 승인 2020.09.24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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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홍 시인.
김세홍 시인.

바스락바스락 말라비틀어진 낙엽을한 땀 한 땀 박음질하던 숨결

자신의 몸에 쌓인 적설량으로 추운 겨울을 나고이른 봄 피던 설중매 雪中梅

수도꼭지 하나 없는 낡은 집처마 끝 풍경 소리 같은 희미한 오 촉 전구가

술 취한 아버지를 맞이하고

마당귀 제철에 피고 지던 맨드라미

눈먼 지팡이 세상을 더듬듯

한恨 삭아서 흘러가고바늘귀에 실을 꿰며 자신의 손가락을 박음질할 때

손가락 끝에 피던 붉은 칸나 꽃

문살에 창호지를 새로 발라 등잔불을 켜도

문풍지를 흔들며 등뼈를 깎고 가던 시린 바람 소리

어둠 끝에 매달려 손톱마저 닳아 스러지는 적소鏑所의 밤들

주머니 없는 자신의 수의를 만들어 놓고

안개 바다에 홀로 떠 있는 한 척의 무동력 돛단배




약력
2014년 대한 문학세계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이든 문학회 부회장

시와 늪 문인협회 이사


저서 : 『고래와 달』

동인시집 : 16인의 사색노트, 문학 어울림

시와 늪 작가상 수상

 

[사진=임종삼/ 소설가, 사진작가]
[사진=임종삼/ 소설가, 사진작가]

시평(詩評)

김세홍 선생님의 시는 맛깔지다.

마음의 세밀한 묘사가 깊이가 있다. 반듯하고 똑 떨어지는 외모에서도 나타나듯이 그는 정직하면서도 세상을 시로써 아우르는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는 분이다.

이런 시인이 수원 문단에 있다는 것도 수원시민과 수원문인을 위해 자랑스러운 일이다.

바스락바스락 말라 비틀어진 낙엽은 아마도 연로하신 어머니를 시인의 눈길로 본 표현이리라. 언제나 어머니는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그립다 못해 아쉽고 아픈 껍질이기에 그렇다.

한 땀 한 땀 박음질하던 숨결은 그 얼마나 애틋한 자식에 대한 모정의 표현일까.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집안의 풍경 속에 담아 시로써 승화시킨 시인의 마음 또한 한을 삭힐 준비가 되었다고나 할까.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바느질하다가 붉은 칸나꽃처럼 뚝뚝 떨어지던 선혈도 어찌 보면 자식사랑 남편사랑에서 나오는 어머니의 기도 같은 모습이리라.

마지막 부분으로 가면 아들은 어머니에게 문풍지를 흔들며 등뼈를 깎고 가던 시린 바람 소리는 생각도 마시고 어서 빨리 잃어버리라고 소망하는 듯하다.

더 나아가 어둠 끝에 매달려 손톱마저 닳아 스러지는 적소鏑所의 밤들은 멀리 멀리 보내시고 안개바다를 지나 세상을 그저 편안하게 지내시라 어머니에 대한 못다한 마음을 극진한 표현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

아무리 불러도 모자란 마음속의 어머니, 그 크신 사랑은 자식들에게는 크나큰 힘이요 의지라는 걸 이 시에서 우리는 다시 깨달을 것이다.

 


< 수원문인협회 회장 정명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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