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글로벌 자유무역의 상징인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유명희 본부장이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경우 한국인 첫 번째 WTO 사무총장이자 첫 여성 사무총장이 된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 본부장은 24일 브리핑을 열고 WTO 사무총장 입후보 관련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유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측된다.
WTO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현 사무총장이 지난달 중도 사퇴하면서 다음 달 8일까지 차기 사무총장 후보 등록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 본부장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후보로 거론돼 오다가 유 본부장이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유 본부장은 서울대 영문과 출신으로 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통상 분야에서 활약해왔다.
한·미 FTA 협상 때는 서비스·경쟁분과장을 맡았고, 2018년 1월에는 통상교섭실장으로 임명돼 산업부 첫 1급 여성 공무원이 됐다. 지난해 3월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취임했다.
유 본부장이 출마하면서 한국은 3번째로 WTO 사무총장에 도전하게 됐다. 앞서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이 1995년 2대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대신 2인자 격인 사무차장을 맡아 4년간 재직했다.
2013년에는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6대 사무총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날까지 WTO 사무총장 후보에는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외교부 북미외교차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백신면역연합(GAM) 이사장, 이집트 외교부 출신인 압델-하미드 맘두 변호사,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주제네바 몰도바 대사 등이 등록을 마쳤다.
후보등록 기간이 끝나면 후보자들은 3개월간 회원국을 대상으로 선거 캠페인을 벌이고, 마지막 2개월 동안은 후보자를 1명으로 압축,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사무총장을 추대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펜더믹(대유행) 속에서 선출되는 신임 WTO 사무총장은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고 흔들리는 WTO의 위상을 다잡아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를 떠안게 된다.
무역분쟁을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 WTO 상소기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으로 지난해 말부터 제 역할을 못하는 상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자유무역 체제 확산을 강조해온 한국 출신 후보자에게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륙별 안배가 작용하면 지금까지 한 번도 사무총장을 배출한 적 없는 아프리카에서 사무총장이 나올 수도 있다.
한편 WTO에 영향력이 큰 미국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