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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본 수출 제제에 국가적인 총력 대응 선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30대 기업을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을 포함해 총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30개사와 경제단체 4곳이 참석했다

[경인경제 이슬기 기자]

- "근거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아"
- 일본, "WTO 위반 아니다"…"수출규제 철회 할 생각 없어"

지난 1일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3종류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한국대법원에서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첫 배상 판결이 나온지 8개월만의 상황이다.

한국대법원에서 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잇따르자 일본 정부는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을 근거로 국제법 위반 상태가 됐다며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했고, 한국 정부는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일본정부는 청구권협정을 통한 협의를 주장했고, 지난 1월 9일엔 '양자 협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은 응답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다시 지난 5월 20일에 한일이 구성하는 중재위 설치를 요청했다.
한국은 오히려 한일 양국 기업 출연재원으로 강제 징용 위자료 지급을 제안 했고 일본은 이를 거절했다.
이런 상황에 일본은 개정 취지를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히면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추진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징용 배상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풀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수출관리 제도는 국제적인 신뢰관계를 토대로 구축되는데 관계부처 검토 결과, 한일 간의 신뢰관계가 현저히 손상됐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 4일 일본은 그동안 한국 수출 절차에 대해 간소화하는 우대 조치를 취해왔으나 우대 대상인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며 통신기기 및 첨단소재에 관한 수출 규제를 본격적으로 강화했다.

이에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일본에서 개별 수출 허가 대상으로 변경한 품목은 TV·스마트폰 액정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부품인 리지스트와 고순도불화 수소(에칭 가스) 등 3가지이다.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품목으로 삼성, SK, LG 등 국내 기업들에 피해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세계적으로 점유율이 높아 연쇄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의 기업에도 타격이 갈 수 있어 세계시장에서도 주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기업들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한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은 경제력에서 우리보다 훨씬 앞선 경제 강대국으로, 여야 정치권과 국민께서 힘을 모아주셔야 정부·기업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기업과 함께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단기적인 대응과 처방을 빈틈없이 마련하겠다"며 언급했다.
이와 함께 "한일 양국 간 무역 관계도 더욱 호혜적이고 균형 있게 발전시켜 심각한 무역 수지 적자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부품·소재·장비 산업 육성을 국가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예산·세제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기업을 지원하겠다"며 "기업들도 기술개발·투자를 확대하고 부품 소재 업체들과 상생 협력을 통해 대외의존형 산업구조에서 탈피하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일본이 발표한 수출규제 품목이 소재·부품에 집중되고 향후 장비 분야의 추가 규제가 예상되는 만큼 해당 분야의 '자립'을 근원적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또 지난 10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일본의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원칙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선언문의 합의 정신과도 전면 배치된다"며 WTO 제소 등 필요한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에 대한 우대조치를 중단하고, 다른 나라와 동등하게 취급하는 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WTO 규정상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방송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의 이유로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국내 30대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는 등 사실상의 '비상체제'를 선포했다.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아무런 근거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번 사안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정부 차원의 노력에 더해 민관의 협력 아래 산업구조 개선까지 힘써야 한다고 당부하는 등 국가적인 총력대응 방침을 재확인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규제 조치는 당연히 세계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국제적인 공조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세계무역기구(WTO) 상품 무역 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자유 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민관이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추고 산업구조의 개선 노력까지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슬기 기자  webmaster@gnews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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