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조은주 교수

간은 우리 몸에서 각종 대사작용, 생명활동에 필요한 단백질 합성, 해독작용,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간은 재생이 잘 되고, 보상능력이 좋아서 기능이 아주 많이 감소하지 않는 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간기능이 20~30%만 남더라도,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수술이나 외상에 의해서 간을 절제하더라도 1달 이내에 정상 크기와 기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성으로 진행되는 간기능의 저하는 대부분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만성적인 간기능 저하의 증상이 한번 나타나면, 회복하기가 어렵습니다.
간경병증이 발생하는 원인과 증상은?
간경변증이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만성적으로 간에 염증이 발생하여, 간이 손상되고, 재생하면서 결과적으로 간이 딱딱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만성적인 간의 염증, 즉, 만성간염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제일 흔한 원인은 B형 혹은 C형 간염바이러스 입니다. 또한, 술과 연관된 알코올성 간염, 비만과 연관된 지방간염, 면역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 간염 등이 만성염증을 일으키면서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대사이상이나, 유전질환, 혈관질환에 의해서도 간경변이 발생합니다.
간경변증의 증상은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복부불편감, 식욕부진, 만성피로, 전신쇠약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얼굴이 검게 변하는 경우가 많고, 황달이 발생하며, 몸에 확장된 모세혈관이 보일 수 있습니다.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식도와 위의 혈관이 부풀어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고, 복수가 발생하고 하지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가슴이 커질 수 있고,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이 불규칙해질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간의 대사과정 저하로 간성혼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간경변증은 간암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인자 입니다.
간경변증의 다양한 증상
간경병증 치료와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일단, 만성적인 간손상으로 간경변증으로 진행이 되었다면, 경우에 따라 일부 호전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원래의 정상적인 간상태로 회복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진단이 되었다면, 더 이상의 간손상을 방지하고, 남은 간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간경변증이 발생한 경우라면, 바이러스를 억제 혹은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며, 알코올로 인한 간경변증이라면 금주가 가장 필요합니다. 지방간질환이 원인이라면, 체중조절 등을 통해서 원인을 제거해야 하며, 자가면역에 의한 것이라면, 면역억제치료가 필요합니다.
간경변증이 진단되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매 6개월마다,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 검사 혹은 CT 촬영을 하여, 간기능과, 간암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도 중요합니다. 우선 추가적인 간손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알코올, 불명확한 약물, 추출액 등의 섭취를 삼가야 합니다. 한가지 원인, 예를 들어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서, 간경변증이 발생하였다면, 추가적인 알코올이나, 불명확한 약물 등에 의한 간손상을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간경병증 예방법과 주의할 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간에 좋은 음식은 고단백, 고비타민, 고미네랄 음식입니다. 비타민 C가 많은 과일의 경우 간세포를 재생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오징어와 같은 타우린이 풍부한 음식은 간세포막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고단백 식이는 일반적인 사람에게는 간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심한 간경병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고단백 식이가 간성혼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의약품, 한약, 건강식품 등 간손상을 줄 수 있는 약물은 전문의와 상담하여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간경변증이 진행하면 복수가 생기는데, 이 때 많은 양의 염분을 섭취하면 복수가 증가하고 몸이 붓기 때문에 가능한 한 싱겁게 먹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대한간학회에서는 인진쑥, 녹즙, 상황버섯, 헛개나무, 오가피, 돌미나리즙, 다슬기즙, 붕어즙, 장어즙, 다이어트한약, 장뇌삼, 산삼은 간질환 환자에서 권장하지 않는데, 이는 특정 개인에 따라서는 독성간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인터넷이나 건강식품 광고 등에서 간에 좋다고 권장되는 음식이기 때문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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