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한·중, 한·미, 미·중 무역마찰의 순으로 영향 받아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는 세계무역에 적색 경고등이 커졌다. 보호무역주의 칼날은 중국과 멕시코에 집중될 전망이나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 유병규)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세계무역 웹을 이용한 무역마찰의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무역국 간에 상호 무역보복이 발생할 경우 가장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는 멕시코이며 한국은 두 번째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한국은 미국의 다른 주요 무역적자국에 비하여 적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뿐만 아니라 미국시장에 대한 수입침투율(미국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서는 실제로 무역마찰이 발생하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멕시코와 더불어 커다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윤우진 박사는 “트럼프 정부는 일방적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표방하고 있으나 이는 세계경제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 이익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윤 박사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은 과거 공화당 정부와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수입규제로 나아가다가 무역적자국에 대한 시장개방 압력으로 치닫을 가능성 높아 우리 정부는 다자간 협상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쌍무간 협상 요구에도 긴밀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무역정책, 무역적자 해소에 집착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와 한국을 연결하는 환태평양 무역거래망은 세계무역의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트럼프 정부 집권 초기의 무역정책은 예상대로 주요 무역적자국에 대한 수입규제 선언으로 출발하며 미국의 주요 무역적자국은 신흥공업국에 속하는 중국 및 멕시코와 OECD 국가인 캐나다, 독일, 일본 및 한국이 해당한다.
▷ 미국시장 수입침투율, 한국이 가장 낮은 수준
한국은 다른 주요 무역적자국에 비하여 적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뿐만 아니라 미국시장에 대한 수입침투율(미국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낮은 수준이다. 중국은 모든 구간에서 수입침투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무역제한 조치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구조를 보유하는데 반해 한국은 수입침투율이 높은 구간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열세인 품목의 숫자가 매우 작아 중국이나 멕시코에 비하여 미국 산업에 대한 피해가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 한·중, 한·미, 미·중 무역마찰의 순으로 한국경제에 영향 미쳐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세계무역 웹을 구성하는 무역경로 가운데 미국에 대한 캐나다, 멕시코 및 중국의 수출에 충격이 발생하면 세계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무역경로를 추출해 본 결과, 중국과 미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에 충격이 발생하면 가장 영향이 클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 보호주의 정책이 상대국의 반발을 야기하여 무역보복으로 비화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상하여 세계경제 및 주요국에 대한 영향을 평가한 결과 가장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는 멕시코이며 한국은 두 번째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서로 동일한 무역보복을 한다고 해도 상호 수출의존도에 따라 미치는 효과가 상이하다.
▷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 무역공동체의 중요성 강조해야
트럼프 정부는 TPP 협상으로부터 철수, NAFTA 등 주요 무역협정의 재협상, 국경조정세의 부과 등 일방적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은 과거 공화당 정부와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수입규제로 나아가다가 무역적자국에 대한 시장개방 압력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크며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다자간 협상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쌍무간 협상 요구에도 긴밀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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