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햇살을 몰고 산모퉁이 돌아든 곳
눈 덮인 광덕산은 반전의 더운 숨결
눈, 바람 혹한을 녹이는
애정행각 뜨겁다
억센 바람 안고 누운 취기어린 속살 능선
속내를 파고들수록 넉넉한 여인의 품
혼백이 야위어 가도 너를 안고 가리니
서리꽃 사무친 한(恨) 무지개로 환생하고
흩어진 파편들을 다시 불러 러브레터
백학(百鶴)은 얼음장 위를
비상하고 있었다.

<시평 詩評>
시조와 함께 때로는 맨발로 때로는 눈비를 맞으며 백두대간 곳곳마다 두루두루 섭렵하며, 몇 년의 흔적을 표현해 낸 이준복 시조시인의 시를 지면에서 접한다. 산은 여러 방향으로 진솔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 모습을 직접 탐색하고 가까이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말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우리라.
그는 말한다. 산마다 특징이 무궁무진하다고. 젊은 날의 아픔을 산에 묻으며 피토하듯 걷고 또 걸었을 그의 내면의 소리를 산은 묵묵히 이해하고 넉넉히 품었으리라. 산은 골골마다 사연이 있고, 장엄한 삶의모습을 품고 있다. 어느 산은 기개가 높은 남성의 모습으로 어느 산은 요염한 여인네의 모습으로 그 출중함은 이루 형용할 수 없다고 했다. 어느 때는 지치고 힘든 삶에 대하여 산의 품에 안겨 엉엉 울었고, 어느 때는 미칠 듯이 원망도 했다고 한다. 산을 오르는 그의 땀방울은 병마와의 도전이었고, 고뇌하는 삶의 통곡이었다. 이 번 광덕산 설경은 시조에서 표현 되었듯이 아름답다 못해 눈부신 한 여인의 뜨거운 사랑행각을 설경을 통해 반전의 은유로 표현해 낸 것이 백미이다. 그의 산 사랑에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원숙한 필체로 써내려 간 시조 한 수에 우리는 탄복할 뿐이다.
<경기문학인협회장/경기산림문학회장 정명희>

약력
『문학 21』 시조 등단 〈2006년〉
시조시인
《행복제작소》 소장
저서 : 시조집 『산』 『아, 백두대간』 『행복으로의 초대』
『걸음을 바꾸면 건강이 바뀐다』 『신혼여행 마지막 날』『다이어트 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