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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시]팔달문 시장에는 정조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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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시]팔달문 시장에는 정조가 산다
  • 이복순 시인
  • 승인 2023.06.12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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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주름잡는 사람의 무리
정조의 효심 따라 수천 킬로 상도의 길
팔달문 시장에 모인 유상들의 후예
지친 백성들을 위로하는 왕 있었으니
‘불취무귀(不醉無歸)’의 높은 뜻

출출하거든 만두로 취(取)하고 가게
가방 가득 행운만 취해서 가게
딸 혼수는 비단 이불로 취하여 가게
새색시 꽃단장에 쓸 분첩 취해서 가게
명절 아가에게 입힐 때때옷 취하여 가게
어머니께 드릴 꽃신 한 켤레 취하는 가게
아버지 저녁상에 올릴 고기 한 근 취하여 가게
조상님 제사상에 올릴 제물 취하는 가게
튼튼한 작업복은 쌍둥이네서 취하여 가게
사계절 예쁘고 멋진 옷 취하여 가게
꼬불꼬불 머리 모양 취하고 가게
쿵덕궁 쿵덕궁 말랑한 떡 취하여 가게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듣는다
산에 묻고 가슴에 묻고 흐르는 구름에 묻은 말
아버지 사도세자를 향한 뜨거운 빗물 한줄기
가슴에 품었던 부국의 원대한 꿈
지지대 고개 넘으며 풀어낸 애민
세상엔 없는 것도 있을법한
만물을 풍족하게 취(取)하여 귀가할 수 있는 곳
팔달문 시장에는 오늘도 또 내일도 정조가 산다


이복순 시인
이복순 시인

1957년 경기도 김포 출생, 2015년 [수원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경기여류문학 회원, 수원시 버스정류장 인문학 글판 수상
KBS 성우협회 수원시 주관 시와 음악이 있는 밤 공모 수상
길 위의 인문학상 수상, 수원문학인상 수상, 서울 지하철 시민 창작시 선정, 수원문인협회 19대 부회장, 현 수원문인협회 이사, 시집 『서쪽으로 뜨는 해도 아름답다』
 

 


시평(詩評)

언어와 사고의 세계는 우리의 마음을 슬프거나 기쁘게 한다. 따라서 시를 쓰다 보면 감성에 복받쳐 자칫 심미주의로 빠질 수도 있지만, 이 시에서는 팔달문 시장을 통해 그 안에서 일어나는 풍경과 사물을 이미지화하여 울림의 시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시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독자들의 감정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음을 느낀다. 역사적으로 볼 때 수원특례시의 후원자는 조선22대 정조대왕이며, 시인은 지친 백성들을 위로하는 정조대왕의 ‘불취무귀(不醉無歸)’을 인용하여 과거를 소환했다. 또한 반세기의 전통을 가진 맛집 ‘코끼리 만두’를 상징화하여 하여 ‘출출하거든 만두로 취(取)하고 가게/가방 가득 행운만 취해서 가게/딸 혼수는 비단 이불로 취하여 가게…’등 현대의 시장풍경을 사실대로 묘사 한편의 위트 있는 시로 엮어 냈다. 이 시의 매력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 정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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