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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충돌의 전이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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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충돌의 전이를 생각하다
  •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 승인 2023.02.06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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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살면서 생각하는 일은 세상은 각양각색의 색채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색채를 거슬러 올라가면 꿈틀거리는 욕망과 놓지 못하는 사연들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것이 보인다.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도 흔치 않다. 그저 숨 가쁘게 무언가 각자의 일에서 허덕이고 할 일 없는 사람도 없는 그 자체에서 바쁘다고 아우성이다.
 나름 그런 내면의 공통분모를 찾아 모자이크 하고 채집망 속으로 차곡차곡 넣었던 시간들이 있었던 듯하다. 아련한 젊은 날들의 시간이었을까. 어느 날 세월 잃은 눈망울로 허덕이다가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스스로도 모른 채 우울감에 빠져 있음을 감지한 순간이었다. 자성예언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그 때부터이리라. 이리 처지고 저리 처지는 스스로의 무기력감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일을 찾기 시작했다. 정적인 일에서 동적인 일을 찾으려고 책상에서 일어나 움직임을 행동의 첫 주문으로 삼았다. 직업이 없던 것도 아니다. 남들이 알만한 편안하기도 하고 보람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 속에서 허덕이는 자아를 발견한 것은 어찌보면 사치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축적될수록 편안함과 안주의 매력보다는 서서히 불안감이 스며들어 왔다. 

맡은 일을 마치고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옆 사람들이 무얼 하는지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스스로가 편해지기 위해서, 어찌 보면 불안감과 우울의 터널 속에서 헤쳐 나오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었으리라. 처음에는 도와줄 일을 물어서 찾기도 했지만 그 보다는 무엇을 도와줄까 살피니 제법 일들이 나왔다. 주변 사람들은 좋아했고 시간을 그렇게 흘러갔다. 갱년기 같은 것은 없다고 자부하며 조금씩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어리석은 도전과 상상의 결과는 스스로를 좌초하고 있었다. 날씬했던 몸이 서서히 망가지며 주위로부터 통나무라는 놀라운 별명을 얻게 되었다. 도움을 주려 했던 그들이 어느새 거꾸로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 때 느낀 것은 결코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는 큰 깨달음이었다. 삶이 뒤바뀌는 것은 순간의 일이다. 평탄할 줄 알았던 일도 한계가 생기고 결국은 마감이 있음을 뒤늦게 알았을 때는 정년이라는 정점에 닿았을 때였다.
블루오션이라는 인생의 항해는 무미하게 접혀가고 나머지 삶을 어떻게 지탱해 나가느냐 하는 기로에 섰다. 차라리 철학책이라도 심혈을 기울여 읽어 둘 것을, 아님 먼저 간 선각자들의 인생지침서를 탐독이라도 해 둘 것을 시간이 갈수록 후회가 겹치고 겁까지 나고 있었다.

계기는 우연한 곳에서 나타난다. 회피인지는 모르지만 더욱 더 우울에서 멀어지기 위해 하루의 모든 시간을 쏟아 부었다. 어느 때는 아침 일곱 시에, 열한 시 열두 시는 이제 두렵지 않다. 그렇게 스스로를 붙잡아 맸다. 
그 날도 인쇄물과 실갱이를 하고 새벽 한시가 다 되어 집으로 가고 있었다. 일분도 채 안 되면 집에 들어갈 시간 갑자기 천둥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내 차를 들이받은 것이었다. 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스르르 돌더니 옆 방지턱을 밀어내며 경사로를 향해 돌진했다. 어쩌면 큰 일이 날 수도 있을 거라고 직감했지만 다행히 얼마 안가서 차는 섰다.
그 순간에도 생각은 비호처럼 날아서 오만가지 생각을 모르스 부호로 날려 왔다.   
최초로 경험해 보지 않은 사건은 그렇게 일어났다. 어리석은 생각은 창피하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한 상황을 어떻게 하면 면해 보겠다는 것만 인지하고 있었다. 서둘러 후진으로 차를 받친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니 그제야 후둘거리는 몸과 마음이 진정이 안되었다. 결국은 누구나겪을 법한 교통사고로 인한 내상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혹자는 말한다. 액땜한 셈 치세요. 겉으로는 멀쩡해서 그런가. 억울함만 가득한 채 분함을 못 삭이는 상황에서 그 말은 별로 위로가 되지 않는다. 왜 하필이면 이 밤에 내차를 박느냐구요. 젊은 가구점사장은 머리를 조아리며 안 다쳤느냐고 묻는다. 그 이후의 일은 상상에 맡긴다. 
하늘은 공평하다. 그로 인해 마음의 평화가 찾아 왔기 때문이다. 쉬라는 메시지였을까. 물리치료에 효소방까지 매일이 즐겁다. 일보다는 휴식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제였는지. 
삶의 물음표에서 서서히 전이되어 가고 있는 생각은 이제 멈추는 것 같다. ‘나날이 새롭게’ 한 순간의 충격에서 다시 추스르고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경이로운 삶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 진정으로 쉰다는 것은 값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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