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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호산 김주연 한국예술문화 전통서각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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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호산 김주연 한국예술문화 전통서각 명인
  • 대담=김인종 편집위원장 / 글·사진=홍승혁 기자
  • 승인 2022.10.2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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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서예·서각 외길…나무에 시간과 혼(魂)을 새기다”
호산 김주연 서각 명인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호산 김주연 서각 명인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도각도각 망치로 서각도를 내려치는 소리가 작업실 안에 퍼진다. 글씨 사이사이를 깎아내는 섬세한 작업이다. 과거 대장경판을 새기던 조상들의 마음이 이러했을까, 집중하는 명인의 모습에 사뭇 경건함까지 느끼게 된다. 단순히 글씨대로 나무를 파내는 것이 아닌 나무의 결과 글씨의 조화가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5cm 남짓한 나무판, 그 안에 깊은 뜻이 담긴 글귀들을 새겨넣기 위해서는 적어도 2주가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명인의 땀과 혼이 새겨진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경인경제는 ‘호산 김주연 전통서각 명인’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75년생인 그는 어린 나이부터 서예와 서각을 시작해 지금은 모두가 인정하는 ‘명인’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김주연 명인은 2015년 사단법인 한국서화협회에서 서예서각명인 인증을 받았으며, 2017년 한국예총에서도 한국예술문화 전통서각 명인 인증을 받았다. 한국미술협회 초대작가로 심사에 참여해 서각분과 심사위원장 역할을 맡기도 했으며, 한국예술문화명인 경기지회 사무처장으로서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도 문화예술인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김주연 명인은 2015년 제19회 세계서법문화예술대전에서 종합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였으며, 2021년 대한민국 문화경영대상 전통서각서예부문 대상, 사)한국각자협회 10주년 기념 각자예술인 대상을 받는 등 전통서각 명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명인의 손바닥에는 그동안의 노력과 시간을 보여주듯 굳은살이 새겨져 있었다. 사람보다 큰 나무판 앞에서 서각도 하나를 손에 쥐고 글씨를 각하기 위해 감내해야했을 창작의 고통이 결과로 나타났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김 명인은 ‘신독(愼獨)’을 좌우명으로 꼽았다. 혼자 있을 때나 누가 있을 때라도 항상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정직해야 한다. 정직하려면 사심이 없어야 하고 사심이 있다면 그것이 작품에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명인에게 있어 서각은 서예의 ‘혼(魂)’을 새기는 일이다. 김주연 명인이 새긴 글귀가 단순한 글씨를 넘어 이토록 사랑받는데는 이같은 자세가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서각은 나무를 통해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예술”
  전통 서예·서각 문화 전승, 알리기 앞장설 터

▲ 서각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권유로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서예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안성에 있는 작은 서예학원이었는데, 아버지의 친구분이시기도 하셨던 선생님께 성인이 될 때까지 서예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처음 ‘서각’에 대해 접하게 된건 고등학교 때 서예 선생님께서 글씨를 나무에 새기는 모습을 보면서였습니다. 전문가 수준은 아니셨지만 ‘자신의 글씨를 나무에 새겨넣는다’는 것 자체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이후 몇 년동안 서각을 공부하고 연습에 매진했지만 늘 배움에 목말랐고, 당시엔 서각에 대한 정보를 찾기도 어려웠던 탓에 물어물어 전통서각을 하시는 분들을 찾아다니며 배움을 청했습니다. 경주에서 전통서각을 배우기도 하고, 스승님이신 심종보 명인을 만나 가르침을 받게 되었습니다.

▲ 좋은 서각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손 끝에서 터득하고 마음에 와서 감응하는 이 적정한 안배를 말로 설명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언어와 문자라는 그릇으로 담을 수 없는 도(道)이기 때문입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님께서는 ‘가슴 속에 책 만권이 들어있어야 그림과 글씨가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좋은 글을 새기기 위해 많이 읽고 가슴에 와 닿는 글을 글씨로 쓰고 감응해야 합니다. 서각도와 망치를 사용하여 나무의 결대로 글씨를 새기는 과정 자체가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씨를 새기는 것은 서예의 ‘혼(魂)’을 새기는 일입니다. 각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글씨 좋은 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씨는 그 사람의 마음입니다. 각자의 수준을 넘어 일점일획이 갖고 있는 서사자의 정감을 살펴 서예의 진정한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작품, 진정한 서각이라면 전통적인 서예의 기법과 본질을 많이 이해하여 필묵에 담긴 형신(形神)을 함께 새겨낼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최고의 서각이라고 믿습니다.

호산 김주연 전통서각 명인이 나무판에 글씨를 새겨넣고 있다.
호산 김주연 전통서각 명인이 나무판에 글씨를 새겨넣고 있다.

▲ 비교적 젊은 나이에 ‘명인’ 인증을 받았는데, 소감은.
지난 2015년도에 사단법인 한국서화협회에서 서예서각명인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어 2017년에는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한국예술문화명인 인증식에서 전통서각 명인으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시작해 비교적 어린 나이에 명인이 되다보니, 한동안 자신을 설명하는데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6년 여가 지난 지금도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명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명인이 된 후에도 수시로 검증을 받아야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보기만 해도 연륜이 묻어나는 선생님들에 반해 저는 아직까지 왜 그리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하고 있지만, 끊임없는 창작을 통한 극기(克己)와 작품활동, 전승 등의 쉼없는 명인 활동을 하며 새삼 명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 최근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서각 문화의 글로벌화에 대한 생각은.
서예도 생각해보면 다가가기 어려운 커피같은 것이라고 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K팝이나 음식에 대해서는 열광하고 호응을 받고 있지만 문화에 대해서는 ‘마셔도 그만, 마시지 않아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서각에 대한, 글씨에 대한 매력을 느낀 것처럼 서각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외국인이 뽑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 중 하나가 솟대라고 하죠. 서각, 한글 자체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게 대표가 되어 모든 문화상품이 만들어 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많은 작가분들이 국내외 전시회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나라에서 K팝과 한국 음식, 태권도, 한복 등 한국 문화가 이미 세계화된 것처럼, 일평생 서예와 서각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세계인들도 서각에 매료될거라 생각합니다.

▲ 후학 양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좋아서 남에게 전하고 싶은 우리나라의 전통 ‘서예’와 ‘서각’을 지키고 싶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과외를 하면서 제자들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호학(好學)하며 가르치는 것으로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또 가르치는 것과 배움이 서로 잘 만나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교학상장(敎學相長)이 되어 아카데미 제자들에 대한 교육과 전승과정을 통해 저의 이해와 애정도 더욱 깊어졌습니다.
다만 7~8살 때 시작한 제자들이 30대가 되고 서각을 생업으로 생각하는 제자도 있는데, 아직 서각을 생업으로 삼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훌륭한 예술가들이 모여 서예진흥법을 만들고, 후학들에게 더 나은 문화의 힘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생업으로서는 많이 부족합니다. 저나 후학들이 우리나라의 전통인 서예와 서각을 지킬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서예·서각에 애정을 갖고 깊은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서예·서각 문화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많은 대학들에서 서예과가 많이 사라지고 경기대학교 한 곳만 남았습니다. 취업이 어려운 과다보니 하나 둘 사라지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김구 선생님께서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고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그 소원에 함께이고 싶습니다. 서예·서각 문화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서도 함께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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