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바람에도 길 따라 흩날리는
그는 살아 있다
아직도 반이나 남은 몸
다 못 주어 남은 몸마저 베풀고자
바스락바스락 기도 소리 아니겠는가?
한여름 하늘땅을 다 덮을 듯
푸르른 우주였던 시절
어느 미물이 배고파 구걸할 때
아무 말 없이 제 몸의 반쪽을 내주고
그 상처를 안고 살아온 풍상
너와 나 단 한 번이라도
반쪽 몸을 내주고 그 고통으로 산적 있던가?
보라! 할 일 다 한 성자의 몸을
이제 가장 낮은 땅 윤회의 길에 들어서도
성한 몸이 상처 입은 곳을 감싸 안은 사랑!
약력
수원 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학과 비평 회원
화성시 문협 전국 시 낭송대회 최우수상
(사)한국공연문화예술원 전국 시 낭송대회 동상
시평 詩評
삶의 방식에 있어 외형이나 내형이나 반듯하게 살려는 사람을 보면 존경스러워진다. 단정한 복장에 시인은 자료를 수집하려는지 서류가방을 꼭 들고 곁눈질 하나 안한 채 길을 간다. 누구에게도 허튼 농담하나 하지 않는다. 그런 시인을 보면 괜히 말문이 막힌다. 바른 생활을 하지 않는 행동을 보면 분명히 지적 할 것 같고 말은 안하지만 경멸할 것만 같다. 그런 시인이 아프다. 어느 날 메시지에 ‘많이 아파요’라고 왔을 때 정말 걱정이 되었다. 아프다는 말도 해서는 안 될 것 같아 속으로 참을 것만 같은 그가 많이 아프다니. 한참동안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소식이 몇 달 없었다. 요양을 잘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 질 무렵 불현 듯 시인이 찾아왔다. 혼하고 밝게 웃는 모습 속에 아픔이 까렬 있긴 했지만 그런대로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살아 있었다. 시 속에서 묻어나는 그의 내면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인생은 가랑잎일까. 윤회의 길을 생각하는 조영희 시인이 건강하고 밝게 오늘보다는 내일에 대한 희망이 푸르게 살아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 시어처럼 사랑이 아픔을 넘겨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