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여름이 휘두른 칼에 꼬리 잘린 장마
애먼 구름한테 화풀이라도 하나
해맑던 구름 낯빛이 어두워지고
구름 밖으로 쫓겨나온 번개
팔딸팔딱 괴성을 지른다
이쯤 되면 피하는 것이 상책인데
집은 아직 멀고
비 그을 처마 하나 없는,
어둠이 범람하기 시작한 귀갓길
벼락치는 장대비 피할 틈 없으니
포기하고, 그냥
나를 제물로 내어 줄 수밖에
2018년 <문학신문 >시 신인상
2022년 광복77주년 우표대전
시부문 특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수원아카데미 회원
시집 <엄마가 그랬듯이>
시평 詩評
텃밭 가꾸기에 재미를 느끼는 시인은 자기만의 눈길로 시어를 캐내고 있다.
잡초인 줄 알고 뽑았더니 버럭 화를 내며 실신하는 소리를 듣는 시인의 감각이 대단하다. 세상의 언덕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어느새 세월이 저만큼 비껴 가 있는 걸 느낄 때가 많다. 텃밭의 주인인 시인이 새싹을 구별 못해 일어난 참사는 어마어마한 마음의 상처일 것이다. 시인은 그 미안한 마음을 보듬기 위해 시를 썼을 것이다. 진드기가 휘젓고 간 상처 또한 얼마나 크기에 시들어 버렸을까. 어이없어 하는 땅의 한 숨 소리를 들으며 시인의 마음이 텃밭에서 무한 성장함을 느낀다. 무지의 횡포, 허황된 욕심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버려야 할 일임을 텃밭을 통해 깨달은 시인이야말로 진정 사람다운 사람이다.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
저작권자 © 경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