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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내 생애 최고로 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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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내 생애 최고로 잘한 일
  • 정명희 수원문인협회 회장
  • 승인 2022.07.08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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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 회장
정명희 수원문인협회 회장

잊고 있었나 보다. 어쩌면 잊으려고 생각 한 것이 어느덧 칠년이었다.

“우리가 만난 날이 칠월 칠석이니 우린 견우와 직녀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될 테니 두고 보세요.”

어안이 벙벙한 내 앞에서 그 둘은 진한 키스를 하고 있었다. 순간이었다.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는데 어쩔 수 없이 모르는 체 했다. 성인이니까. 잘 해내겠지.

어느 식당에서 나의 무모한 중매가 이루어 진 첫날이었다. 그렇게그 날은 다이나믹하게 지나갔다. 그녀는 잘도 참고 있었다.

그 후 두 달쯤 지난 어느 날 갑자기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참 연수중인데 어쩌지 걱정이 되었지만 무언가 감이 왔다. 헤어졌다는 걸까, 아님 무언가 잘못 되어 따지려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여 작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내용은 그냥 전화로 하기에는 당황스런 내용의 전개가 일사천리로 이루어 진 후였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무작정 그녀의 사무실로 달려갔다.

당황스런 표정이 역력한 그녀는

“혹시 이런 편지 받아 본 적 있어요.”하며 편지 한 장을 보여 주었다.

묘령의 여인으로부터 상부기관을 사칭해 익명의 주소로 온 편지의 내용은 그녀의 남자를 몰상식하고 추한 남자로 상세하게 일상을 고발한 내용이었다. 이유인 즉 순진한 그 녀가 몰락하는 것을 볼 수가 없어 그 남자의 실체를 알려 주니 지금이라도 헤어지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첫날 만날 때처럼 겉 잡을 수 없이 진도가 나가버린 상태였다.

“어떻게 한 달 만에 살림을 차릴 수가 있었어요?”

놀란 나의 질문에 이 삼일 만나 보니 본인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절교를 선언하고 만나지 않게 되었는데. 미안한 마음에 차를 마시러 오란 것이 그만 속도조절 없이 달려 버린 것이었다. 이미 그 둘은 집을 구해서 살림까지 하고 있었다. 놀랍고도 대단한 것은 밤낮으로 그 둘은 이벤트 중이었다. 저녁마다 지인들을 불러 그야말로 사랑노래를 불렀다. 자칫하면 전국방송을 탈 정도가 되었으니 사랑의 열기가 대단했다. 호사다마라고 그 중에 온 편지는 청천 날벼락이었다.

어쩔 수 없이 그를 불러 자초지종을 들으니 지나간 일에 대한 것은 불문율에 붙이자는 것으로 가닥이 났다. 그 후로 둘이는 더욱 깊어져서 집안 리모델링이니 가재도구 들이는 일까지 몇 개월을 집안 정리에 몰두하며 밤낮없이 새로운 만남의 이벤트를 끊임 없이 했다.

중매쟁이라고 시간만 나면 밤이고 낮이고 불러 함께 다니자고 하면서 시간을 즐겼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 일도 바빠 몇 년을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전국에 번져 더욱 거리가 소원해 질 무렵 항간에 난 소문을 듣게 되었다.

코로나로 그녀의 언니가 미국에서 죽었다는 소식과 그녀도 코로나에 걸려 중환자실에 있다는 것이었다. 걱정이 되어 메시지를 남자에게 보내니 열심히 간호하는 중이라며 목소리가 잠겨 있었다. 혹시 돌아가면 어쩌나 나쁜 상상까지 떠 올랐다. 코로나는 심해서 하루 이틀이 아니고 만 이년이 지나서야 조금씩 풀려갔다. 지인으로부터 그녀는 조금씩 회복이 되어 가는 중이라고 들려 왔다.

그리고 얼마 전 단톡에서 모임을 하자는 남자의 연락이 왔다. 이미 세월은 흘러 만 칠년이 되었는데 이제까지 무탈하게 지내니 만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간섭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어서 응답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데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며칠 있으면 좋은 날이 와요. 우리를 칠년 전에 만나게 해 준 그날 기억하시죠?.”

“아, 칠월 칠석 견우와 직년가 만난 날?”

“그래요. 우리의 인연을 맺어 준 날인데 초대하려고 해요. 시간이 나시는지요.”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올리며 반가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 그 두 사람이 만난 지 이제 팔년 째 들어가는 날이네.’

내 인생에서 최고로 잘 한일이 확인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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