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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힘 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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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힘 겨루기
  • 전영구 수필가
  • 승인 2022.06.27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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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이루다보면 가끔은 살아보니 라는 후회가 섞인 말들을 하게 된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사소한 일에도 부딪치게 되고 그러다보니 흠이 보이고 거기에 험한 말까지 더해져만 간다. 서로가 갖게 되는 불만의 표출이 잦아지게 되고 이해의 폭이 점점 좁아져 대립의 날이 선 대화가 오간다. 급기야 불리해지면 자신만이 희생하며 산다는 불만이 쌓여 마음의 병을 얻고 괴로워하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결혼 초에는 무언가에 홀린 듯 마냥 좋기만 하겠지만 반복되는 패턴에 찌들다 보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탓으로 삶의 방식을 두고 부부싸움 이라는 걸 하게 된다.

아내를 존중해야 자신도 존경을 받는다는 인생 선배의 조언에 콧방귀를 뀌던 친구가 술 한 잔을 하자며 전화를 걸어왔다. 한숨을 푹푹 쉬면서 옛 어른의 말씀이 그른 게 하나 없다며 살다보니 그X가 그X이라는 말이 딱 맞는 말씀이라며 술잔을 연거푸 기울인다. 평소 큰소리로 자기 위주로 가정을 꾸리고 있음을 자신 있게 얘기하던 친구이기에 흥미롭기도 해 내용을 물어보았다. 평소 늦은 귀가와 외박을 밥 먹듯이 했지만 다 사회생활의 일부라는 핑계가 별 불만 없이 넘어가기에 그런 줄 알았다고 한다. 일찍 귀가한 어느 날 오랜만에 아들을 앉혀놓고 일장훈시를 하려는 순간에 평소 조용한 성격의 아내가 나서서는 애들 피곤하게 하지 말고 그냥 놔두라며 어깃장을 놓더라는 거였다. 아빠로서 체면도 있고 해서 더 큰소리를 치니 곁에서 비웃는 얼굴을 보이더라는 거였다. 화가 나 언성이 높아지다 보니 본인은 까마득히 잊었던, 아니 전혀 기억에도 없는 오래전 얘기들을 꺼내며 신세 한탄을 해가며 눈물을 보이기에 순간 당황을 했다고 한다. 그래도 체면이 있어 더 크게 화를 내고 문을 박차고 집을 나오니 당혹감과 서운함이 밀려와 견딜수가 없다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냐며 꽁지 빠진 닭 신세로 하소연을 해온다.

굼뱅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말이 있다. 누구는 불만 없이 지내고, 한 없이 마음이 넓어 매사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다. 살다보면 뭔 일은 없겠냐며 남들은 자주 겪는 일이니 너무 속상해 하지 말고 이해의 폭을 조금 더 넓혀 보라는 원론적인 말만 들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쓴 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러지 않아도 명예퇴직을 고민하던 친구였기에 돌아서가는 친구의 뒷모습에서 연민의 아픔을 느꼈다.

부부간의 힘겨루기는 간혹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힘 기울기에서 조금이라고 우세해지면 상대의 풀죽은 모습을 마치 승리자의 전리품 정도로 여기면 안 될 일이다. 가진 자의 여유라는 말이 있듯이 좀 더 유리한 쪽이 이해하고 보듬으면 아무 일 없듯이 갈등은 끝이 난다. 더 쉽게 할 수 있는 표현도 괜한 자존심을 내세우다 보면 서로에게 소원해져 사소한 일에도 격한 감정을 주고받게 된다. 그 일로 인해 살얼음판 위를 걷는 일상을 스스로 만들어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곤 한다. 힘의 균형이 필요한 시기에 약간의 치우침은 참고 기다리다 보면 삶은 저절로 순탄해진다. 여자는 초반에 기를 눌러야 남은 인생이 편해진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빨리 털어 버리고 무엇을 바라기 전에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행복은 저절로 생겨나 삶의 질이 한껏 윤택하게 된다는 진리를 빨리 깨우칠수록 평안을 얻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영구 수필가
전영구 수필가

약력

충남 아산 출생
[월간문학] 수필 부문 등단
사) 한국문인협회 감사 역임
사)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대표에세이 회원
경기 시인협회 이사
경기 한국수필가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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