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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벚꽃 피는 날의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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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벚꽃 피는 날의 우연
  • 정명희 수원문인협회 회장
  • 승인 2022.04.18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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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 회장
정명희 수원문인협회 회장

벚꽃이 봄의 손길에 닿는 곳마다 고운 모습을 드러내며 방긋거린다.

혼자서 살기 어려운 세상 이 봄에는 마음이라도 뭉쳐서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보라는 듯 환한 미소를 뿌리는 듯하다.

가는 곳마다 피어 흐드러진 모습이 오가는 사람들에게 환희의 송가를 저절로 부르게 하는 것 같다. 이 봄에 덩달아 나도 지인들과 함께 벚꽃 길을 산책하며 오랜만에 마음의 교감을 나누어 보았다.

추운 겨울을 지나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동면의 고비를 넘기며 버텨낸 이 봄 꽃들이 더 화사해 보이는 것은 춥고 힘들고 더디게 지난겨울에 대한 반전의 묘사이리라.

벚꽃은 봄, 순결한 처녀의 상징으로 그리스도교 전설에서는 버찌가 마리아의 성복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마리아가 이 열매를 남편인 요셉에게 구애의 표시로 주었을 때 요셉이 거절했으며 그 때 가지가 마리아의 입에까지 처졌다고 하여, 벚꽃은 처녀의 아름다움에 버찌 열매는 천국의 과일로 비유 되었다고 한다. 벚꽃의 꽃말은 교양, 정신미라고 하며 가까운 일본에서는 부와 번영, 두 개 붙은 열매에는 행운 또는 연인의 매혹을 상징하기도 한다.

옛 고려시대에 팔만대장경판을 60%이상 산 벚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조선 중종 9년에 서경의 글자를 쓴 족자는 해태로 종이를 만들고 글자는 벚나무 껍질로 조작하여 만들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유는 대부분의 나무껍질들이 세로로 갈라지는데 비해 산벚나무를 포함한 벚나무는 가로로 짧은 선처럼 갈라지면서 표면이 거칠지 않고 매끈하여 그 부분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몽골군이 침입했을 때는 계곡이나 나지막한 언덕배기 등에서 몰래 산 벚나무 한 그루씩 베어 가까운 강으로 운반해 그 장점을 활용했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벚꽃을 일본의 국화로 알고 있지만 벚꽃의 원산지는 대한민국의 제주도라는 것이 일본으로부터 밝혀졌다. 그것은 이미 2005년 산림청이 일본 벚꽃나무의 DNA를 추적해서 제주 왕벚꽃나무와 같은 종임을 밝혀냈다고 하니 다행인일이다.

왕벚꽃나무는 실제로 제주도 한라산과 두륜산이 원산지이다. 제주도에 선교사로 온 프랑스 신부가 1908년 한라산에서 왕벚나무를 보았다는 보고에서도 나타나 있다. 왕벚꽃나무는 한일합방이후 일본이 진해에 군항을 건설하게 되면서 도시 미화용 나무로 심은 것이 바로 왕벚나무라고 하여 해방이후 베어냄을 당하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농림부의 조사에서도 확인이 되었는데 제주도의 왕 벚나무와 일본의 벚나무가 유전적으로 동일한 것임이 증명되어 확실한 우리나라의 벚꽃나무임을 인증 받고 있다.

제주도의 전설 속에 있는 벚꽃의 전설을 떠 올리면 벚꽃을 보는 느낌이 다를 것이다.

옛날 효심 깊은 청년이 노모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해 보았지만 허사로 나날이 쇠약해 졌을 때 보다 못한 스님이 백록담의 사슴뿔을 달여 먹이면 낫게 될 것이라고 알려 주었다. 금기사항으로는 사슴뿔을 얻고 난 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절대로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백록담으로 간 청년은 커다란 뿔을 가진 사슴과 실랑이를 벌이게 되었는데 순간 사슴의 뿔이 나뭇가지에 걸려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 바람에 뿔을 얻게 된 청년은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내려오는 중 어느 여인의 애절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스님의 말씀이 생각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려와 사슴뿔을 노모에게 드렸다. 노모는 기적같이 그 뿔을 먹고 낫게 되었는데 애처로운 여인의 목소리가 귓전에 어려 다시 백록담을 찾아보니 아버지를 대신해 사슴을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되었다. 여인에게 자신의 사연을 말하고 청혼을 하니 청년의 효심에 아버지도 노여움을 푸실거라고 하여 여인의 집에 살게 되었다. 청년이 어느 날 잠에서 깨어 보니 여인은 간데없고 홀로 나무 옆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듬해 한라산에 가니 그 여인의 집이 있던 자리에 꽃이 활짝 피어 있었는데 그 꽃이 바로 왕벚꽃이었다. 그 후 꿈속에 여인이 나타나 아버지가 산신령이라 사람과 결혼을 해 노여움을 사 왕벚꽃나무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벚꽃나무는 마치 나뭇가지를 연분홍안개로 뒤덮듯이 일제히 꽃을 피웠다가 일제히 구름처럼 사라지기 때문에 구름을 닮았다고 한다.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일찍 사라져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벚꽃의 화사함에서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기 보다는 아름다움에 반해 꿈결을 헤매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이 봄 여기저기 온 산하를 아름답게 수놓은 벚꽃그늘아래서 덧없지만 아름다운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지우지 못하는 고운 꿈을 마음껏 꾸어 보면 좋겠다.

그동안 미적거리던 사랑마저도 거침없이 돌진하여 성사시키는 용기와 적극성을 살려보면 더욱 금상첨화의 봄이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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