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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칼럼] 동무와 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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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칼럼] 동무와 깐부
  • 정겸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 승인 2022.02.06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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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렬(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정승렬(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얻으며 깐부라는 말이 마치 신종 용어처럼 많은 사람들로부터 애용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옛 동지로도 표현하고 있으며 상품의 브랜드 및 카피 등 다양한 용어로 활용되고 있다.

사실 깐부라는 말은 과거 어린 시절 딱지치기나 구슬치기, 자치기와 같은 놀이를 할 때 같은 편이 되어 놀이에 대한 약속을 함께 공유하는 가장 친한 동무, 짝꿍, 동반자를 뜻하는 은어 또는 속어다. 어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안도 또는 함경도의 방언이라는 설, 소규모 재즈 밴드를 뜻하는 ‘캄보(combo)’가 주한미군을 통해 전해졌다는 말이 있다, 혹자는 영어 캠프(camp)에서 발원되었다는 설도 있다. 즉 천막에 있는 조직원으로 한 편, 동지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캠프의 발음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와전되어 깜보, 깐부 또는 깜부 등 정설이 아닌 가설이 난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친구 간 깊은 우정을 뜻하는 고사(古事) 관포지교(管鮑之交)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다양한 어원이나 해석만큼 친근감을 묘사하는 언어라 하지만 정체성 없는 용어를 요즘 갑자기 끌어내어 친숙한척 쓰고 있는지 왠지 어설프게 들린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어린 시절 같이 놀던 또래를 동무라고 불렀다. 나이와 세대가 비슷하고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동무라는 말을 많이 썼다. 추울 때에도 배가 고플 때에도 기쁠 때에도 슬플 때에도 그리고 일제 강점기 시절 나라 잃은 서러움에 북받쳐 한탄 할 때도 그랬었고, 어떤 놀이문화에서도 늘 함께하는 사람은 동무들이었다.

70년대 초반 이전에 초등학교에 다닌 세대들은 현재 쓰이는 친구라는 말보다 동무라는 말을 더 많이 썼다. “어깨동무 씨동무/ 미나리 밭에 앉았다/동무 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씨동무”라는 전래 동요처럼 말이다. 이 밖에도 고향동무, 소꿉동무, 옛동무, 길동무, 노래동무 등 여러 동무가 있었는데 여기에서 어깨동무는 어깨를 나란히 같이 할만 큼 가까운 동무를 이야기하고 씨동무는 우리가 먹고 사는 식량의 종자, 즉 보리 씨앗만큼 소중한 동무라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에도 우리 민족들이 즐겨 부르던 동요에는 동무라는 말이 너무도 많았다. 오스트리아 민요에 윤석중님이 작사한 ‘동무들아 오너라’ 노래가 있고 김태오님이 작사하고 박태현님이 작곡한 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 가자 라고 시작하는 “봄맞이 가자‘ 라는 동요 등 너무나도 많다.

특히 우리나라 가곡사에 첫 발자국을 남긴 1922년 박태준님이 작곡, 이은상님이 작사한 ‘동무생각’은 우리국민이 즐겨 부르던 국민가곡이었다. 그런 가운데 ‘동무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마저 어느 때부터인가 ’친구 따라 강남 간다‘로 바뀌었다.

이유야 어떻든 북한에서 동무라는 용어를 사상적으로 활용하는 바람에 우리나라에서는 동무라는 정겨운 말이 70년대 이후 이야기나 노래, 그리고 일상적 용어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친구(親舊)는 한자 그대로 연령과는 상관없이 오래전부터 사귄 사람이고 동무는 그야말로 고향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일정기간 같은 자연환경 같은 곳에서 성장하면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친구는 성장과정에서 사춘기 이후 사회생활에서 만난 사람인 반면 동무는 과거 놀이문화에 대한 추억을 함께 반추 할 수 있는 가족같은 사람이다.

동무는 벗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이제 이념전쟁으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의 옛동무를 찾아야 할 때다. 우리나라 고유의 언어에 있어 정치와 이념이 개입되어 편협적으로 활용 되서는 안 된다. 과거 남북한 우리민족 모두가 함께 사용한 동무라는 말, 그리고 힘들고 어려웠던 일제강점기 시절에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힘이 되었던 동무라는 말은 어린 시절의 상징이었고 추억을 쏟아내는 보물창고 같은 역할을 한다. 그립고 아름다운 동무라는 말이 70년대 이전처럼 우리민족 모두가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날이 오면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고 염원하던 통일은 한걸음 더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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