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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외래 병해충확산, 이대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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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외래 병해충확산, 이대로는 안 된다
  •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 승인 2021.07.29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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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연일 섭씨 35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제4차 대유행으로 무엇보다 농업인들의 건강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농사는 ‘하늘과 동업(同業)하는 일’이라고 했다. 기온 상승으로 아열대지역 병해충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데 제약이 없어진 탓인지 외래병해충으로 인한 농업피해가 극심하다. 해마다 피해는 반복되고 있지만 발생 현황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도 턱없이 부족하다. 도 농업기술원이나 농업기술센터에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 이처럼 외래병해충에 대한 대처가 허술하기 그지없는 데도 정부나 정치권은 나몰라라 한다. 병해충 치료제 개발도 더디다. 우리나라 주요 과종인 사과와 배를 지키기 위해서는 화상병 치료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현재 연구시설이 없다. 농업인이 병해충을 발견해 방제하려 해도 사용할 약제가 없다. 지난해 대규모 발생했던 매미나방도 한동안 등록약제가 없어 농가들이 애를 먹었다.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서는 신속한 약제등록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생소하던 외래병해충이 이젠 농업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농업의 시한폭탄으로 자리 잡았다. 나라 간 농산물 교역이 늘어나면서 국내에 유입된 외래병해충들이다. 병 42종, 해충 47종 등 모두 89종에 달한다. 그중 34종의 병해충은 2000년 이후 유입돼 번지는 속도가 빨라졌다. 과수화상병은 지난 2015년 5월 안성 배 과수원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뒤 사과·배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장미과 39속 180여종의 작물이 감염됐다. 지난해 화상병 손실보상금도 727억원이 지급됐다.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해송·잣나무·섬잣나무 등에 기생하여 양분흐름을 막아 붉게 시들어 말라 죽게 한다. 1988년 처음 발견된 이후 해마다 확산돼 지난해까지 1조5000억원 이상 방제비용이 투입됐다. 외래병해충의 피해는 전 작물에 걸쳐 시듦증, 뿌리발달 저조, 생육 불량, 고사 등이다. 향후 국내 농업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병해충도 한 둘이 아니다. 자두곰보병, 감귤그린병, 포도피어슨병, 감자갈쭉병, 제브라칩병, 감자암종병, 참나무역병, 과수화상병 등이다. 걸리면 수량이 80%이상 줄어들고 농산물 수출의 걸림돌이 되어 외국산 농산물 확대로 이어져 농가피해가 가중된다. 고위험 병해충이 국내에 정착하면 미발생국 지위를 잃게 돼 국내농산물 수출이 곤란해진다. 미발생국 지위는 비관세장벽으로 이용되어 해외농산물 유입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식물병해충에 의한 피해는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방제선진국들은 식물병해충을 막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생물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한다는 의미인 ‘바이오안보’ 개념까지 도입해 식물병해충 방제에 총력을 기울일 정도다. 최근 11개국이 참여하는 초대형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서 동식물 위생검역(SPS)기준 완화를 추진하는 점도 바이오안보의 큰 위협요소다. 농업정책에 외래병해충 방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전문인력과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외래병해충 문제가 우리 농업에 심각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지 않은가. 이대로는 안 된다. 농작물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의 대응체제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종류를 헤아리기조차 힘든 각종 외래병해충을 막기 위해서는 과부하가 걸린 식물검역체계를 보강하는 게 시급하다. 전국 지자체의 병해충 예찰·방제단은 유명무실하다. 전담인력을 보강해 사전 대응을 강화해 농업과 자연생태계에 피해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외래병해충 문제는 침입단계에서부터 확산단계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정부정책과 추진동력이 관건이다. 농업인들도 영농현장에서 경각심을 갖고 병해충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조기발견은 효과적인 방제와 경제적 피해 방지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외래병해충의 침입과 확산을 탐지하는데 농업인의 제보와 참여가 중요한 이유다. 방제약제를 미리 준비해 신속한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외래병해충은 나무·과일·채소 안으로 숨어든다. 미발생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건 한 개인이다. 코로나19를 통해 검역·방역의 중요성을 온 국민이 실감했다. 국민 먹거리인 농산물 생산을 위한 외래병해충 유입 방지·대응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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