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물 녹인 햇살이
잠시 머물다 간 자리
봄 하늘빛 닮아 피는 작은 꽃
햇살이 손 담그고 간
작은 돌 틈 사이 물소리에
엷은 웃음 살짝
여린 얼굴
커야 하고
높아야 하고
탐스러워야 하는 대신
한 줄기 햇살로 작게
그냥 피는 꽃
다래 덩굴이 참나무를 잔뜩 휘감은 채
숲의 왕자를 꿈꾸는
바로 그 아래 작은 풀 섶
겨울의 끝자락에서
소리 없이 몰래
한 줌 햇살로 피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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