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사업이 '혈세 먹는 하마' 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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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사업이 '혈세 먹는 하마' 되어서야
  • 경인경제
  • 승인 2020.10.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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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이 누더기로 전락할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튼튼한 안전망과 디지털뉴딜, 그린뉴딜에 더해 한국판 뉴딜의 핵심 축으로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한다”고 했다.

지역균형 뉴딜은 한국판 뉴딜을 지역 기반으로 확장한 것이다. 중앙정부 추진 프로젝트, 지자체 주도형 뉴딜 사업, 공공기관 선도형 뉴딜 사업 등 3가지로 구성된다.

한국판 뉴딜 전체 자금 160조원의 절반가량인 75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한국판 뉴딜 공모사업 선정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지역 발전을 고려하겠다”며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나아가 지역을 확 바꿔 놓겠다”고 했다.

그동안 한국판 뉴딜은 기존 사업을 재탕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내년도 사업 642개 중 70%인 453개가 계속사업이었고 신규사업은 189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존 지역사업들을 균형 뉴딜로 포장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한국판 뉴딜이 ‘눈먼 돈’을 챙길 기회로 악용돼 민원사업 창구로 전락할 게 불 보듯 뻔하다. 벌써부터 지역마다 유사·중복사업이 난립하고 ‘선심성 퍼주기’, ‘지역별 나눠 먹기’가 횡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이 참석해 사이언스 파크 조성부터 디지털 발전소, 스마트 팩토리, 신공항 건설 등 각종 사업계획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여야 잠룡으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는 각각 공공배달앱, 동남권 메가시티, 해상풍력 상업화 등의 사업 구상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 사업 중에는 기존 정책에 ‘뉴딜’이란 명패만 붙이거나 혁신과 거리가 먼 사례가 수두룩하다. 한국판 뉴딜이 ‘혈세 먹는 하마’로 둔갑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래서는 19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국경제를 혁신·선도형으로 바꾸겠다는 공언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지역사업의 타당성과 효과 등을 면밀히 따지고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뚜렷한 기준에 따라 옥석을 가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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