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인 제 제자 6명이 입학식도 못 하고, 겨울 교복을 사서 입어보지도 못했어요.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이벤트를 해주시면 학생들이 무척 좋아할 거에요."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사는 한 논술 지도 교사가 최근 용인문화재단의 특별이벤트 '코로나19 망한 기념일 대책본부'에 보내온 신청 사연이다.
평생에 한 번뿐인 중학교 입학식이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하면서 실망감이 컸던 학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교사의 마음이 전해진다.
용인문화재단이 코로나19로 기념일을 챙기지 못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망한 기념일 대책본부' 이벤트에 시민들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 이벤트는 재단이 운영하는 '찾아가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재단이 양성하는 지역 문화예술 종사자(아트러너)가 시민의 신청 가운데 공감되는 사연을 선정해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논술 교사뿐 아니라 어렵게 낳은 아이의 첫 돌잔치를 못 해 안타깝다는 부부에서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환갑잔치에 친구들을 초대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시민 등 신청자 각자의 소소한 사연이 담긴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재단이 지난 17일부터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일주일만인 23일 현재 60건이 접수됐다.
재단은 오는 31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1차로 4건의 사연을 선정해 8월 이내에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는 코로나19에 따른 공동체의 삶을 기록하고, 시민이 주체가 돼 대처해 나가는 문화예술 활동"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코로나블루)에 시달리는 시민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이 되는 이벤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