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늘은 재능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天不生無祿之人 地不長無名之草)”
사리가 이러함에도 한국 사회는 어느덧 죽음의 문화가 생명의 문화를 압도하는 시대로 접어든 지 오래다. 자살률이 세계 최고수준에 이르며 돈, 원한, 치정, 성폭력 등과 연계된 살인이 빈번하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며, 부모 자식이 서로를 죽이며, 제자가 스승을 살해하는 반인륜적·패륜적 범죄가 점증하고 있다. 심지어 아무런 이유 없이 충동적으로 생명을 빼앗는 ‘묻지 마 살인사건’도 적지 않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투신자살한 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천명(天命)’을 거스르는 죽음, 죽음 등!
지금은 힘들더라도 때를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오리라는 기대를 갖고 고귀한 생명을 버리지 말며, 남의 목숨 귀한 줄도 알아야겠다. ‘채근담’은 “하늘이 하는 일은 헤아릴 수가 없어 억눌렀다 펴기도 하고 폈다가 억누르기도 하니(天地機緘不測 抑而伸 伸而抑) 참된 사람은 운명이 가혹하더라도 참고 견딘다.
사리가 이러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오죽하면 스스로 삶을 마감하겠는가. 가슴 아픈 일이다.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경비원이 지난 10일 주민의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가해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14년 1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의 경비 노동자가 입주민 갑질에 스스로 분신해 목숨을 끊은 지 6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건강 통계 2015’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29.1명이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률은 12.0명이다. 2003년 이후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우울하고 불안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번 사건을 이 시대 취약계층 감정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시작으로 삼아야겠다.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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