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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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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미안합니다"
  • 하봉수 수필가
  • 승인 2023.08.30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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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좀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데... 이러한 말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서로의 관계 회복을 위하여 사용하는 말들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고 오해로 인하거나 서로의 의사가 일치되지 않을 경우 생기는 사과의 말은 새로운 인간관계의 출발이 될 수 있다.

특히 처음 해보는 업무나 모든 행동은 잘할 수 없기 때문에 사과의 말을 자주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배우는 과정에서 누구나 저지르는 실수나 잘못은 큰 잘못이 아닌 건 물론 이를 기회로 새로움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서로 친구이거나 이웃이거나 친척일때 생기는 인간관계에서 어떠한 도덕적 일탈행동이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비웃거나. 모멸감을 주는 그러한 행동이나 말을 쉽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런 말을 했을경우에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끼는 감정은 배신감. 모멸감으로 가득 차게 된다. 사과의 말로 쉽게 지워지지 않고 오래 동안 마음속에 앙금이 남아 서로의 관계가 단절을 가져오거나 서로 간 기피하는 경우가 생긴다.

친구 3명이 한자리에 모여 술좌석을 가진 자리에서 친목회의 총무로 있는 분이 회장인 사람에게 술을 한잔한 후 실실 웃음까지 띠면서 하는 이야기가 평소 그가 가장 많이 욕하는 말로서 사기꾼 같다고 했다. 그리고 몇 가지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을 덧붙여 했다. 그 외도 여러 가지로 그 사람에게 모멸감과 인간관계를 단절하기 위한 말들을 했다. ‘술에 취해서 그런 말을 했다’ ‘진심이 아니다’ 라는 말을 해주길 바랐지만, 결국 사과는 하지 않고 자신의 생전에 ‘미안하다는 말, 잘못 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는 말을 함께 자리한 그 사람 부인으로 전해 주고는 아무런 사과의 말조차 하지 않았다. 생각다 못해 직접 만나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듣기 위해 별도로 새벽 운동길에 만나 그렇게 말한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지만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듣지 못하였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 말을 한 술자리가 만들어지기 이틀 전에 함께 길을 가면서, 회장님은 “한번 아니다 하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하지요?” 하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이야기한 후 일어난 일인 걸 봐서 아마 관계 단절을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한 것으로 생각되어 진다고 했다.

아무리 술좌석이라도 세가족 부부 동반 자리에서 누구보다도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소문난 사람으로부터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을 들었으니 그 심정이 오죽했으랴. 그 자리에서 먹은 술이 확 깨지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그러면서 ‘아. 내가 사람 잘못 봤구나. 나는 진심으로 대했는데 이 사람은 가식으로 나를 대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서, 십여 년 세월 동안 함께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이제 마지막 함께 하는 자리가 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서늘하고 낙심의 기분이 드는 묘한 마음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이 착잡하게 엄습했다고 했다. 그동안 끈끈하게 이어져 온 인간관계가 어이없이 단절될 수밖에 없었다며 그동안의 우정을 지워버려야 하는 허탈감에 한동안 힘들었다고 했다.

죽을죄를 짓지 않는 한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행위야말로 좀더 친숙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간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묘하게도 그 사과의 말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면 바로 즉시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로 사과 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흐뭇한 일이 될 텐데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 비일비재한 인간사다. 사과하는 말 한마디로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진다면 못할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다시는 위와 같은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일상에서 “미안합니다” “사과합니다”라는 말을 보다 많이 함으로써 밝고 희망적인 사회를 열어갔으면 좋겠다.

 


하봉수 수필가
하봉수 수필가

약력

46년 경남 진주출생
『좋은 문학』신인상등단
경기한국수필가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수 상 : 경기 한국수필 신인 문학상(2019)
수필집 : 『인생계단 오르기』(2019)
『어느 날의 일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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