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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여울] 까만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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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여울] 까만 숲
  • 조병하 시인
  • 승인 2023.07.24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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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바다는 왜 그렇게 울었는지
저희끼리 뺨을 치며 큰 소리로 외쳤는데
그래! 파도는 산을 깨우고 싶었을 게다

밥솥 알람소리 설 잠깬 노모
바다인 듯 숲인 듯 어지러히 도는 산천
불꽃 연무 뒤엉킨 또 하나의 세상 앞에

널뛰듯 어둠을 집어삼킨 불바다
울어대던 파도의 예감이 적중했으리
화마를 뒤엎는 침묵의 속울음

어쩌다 까만 옷을 갈아입은 송이밭
화기 품은 농막 이글이글 열을 품고
쩌렁쩌렁 산맥 넘는 금강송 울음소리

산 벚나무 갸웃갸웃 초록을 내미는데
객지 나간 피붙이 모르게 다녀간 눈물
노모 가슴팍 데인 상처 꾸덕꾸덕 아문다

 


조병하 시인

약력

시인
충남 청양 출생
경기도 수원 거주
수원문인협회 회원
월간 국보문학회원
 

 

 


시평 詩評

불과 몇 달 전 메마른 산하는 화마를 만나 까만 숲으로 변했을 적 우리의 노모는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고 싶었을 게다. 어쩌다 까만 옷을 갈아입은 송이밭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고, 화기 품은 농막에 솟아오른 이글이글한 열을 막을 재간조차 없는 자신이 허망했으리라. 어쩔 수 없어 포효하는 쩌렁쩌렁 산맥 넘는 금강송 울음소리, 시인은 말하고 있다.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운명의 장난이라고. 계절이 바뀌어 산벚나무 잎새가 고개를 내미는데 노모 가슴팍 데인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못한다. 이제 우기의 계절, 화마가 훑고 간 자리에 장맛비는 거센데 자연의 거대한 몸부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꾸덕꾸덕 아물어 가는 상처 씻어 주기라도 하는 건 그래도 피붙이뿐이라고 생각을 바꾸며 눈물 그렁인다. 시인은 그런 여리고 나약한 인간의 마음을 비유하여 한 편의 시로 표현하고자 함이라. 봉사적이고 자연의 마음을 닮은 조병하 시인의 시를 감상하며 무한히 넓은 인간애를 음미하고 싶다.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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