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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수원화성 성곽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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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수원화성 성곽길을 걷다
  • 이태호 수필가
  • 승인 2023.07.24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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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초등학생 손녀 셋이서 가까운 수원화성성곽길을 걷기로 했다. 화서문에 이르니 점심때이다. 성곽 옆 식당에서 돈가스를 먹고 나오니 도로변에 화서문 관광 안내소가 있다. '화성성곽길 스탬프 투어'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었다. 화성성곽길을 돌며 10개소에 설치된 스탬프를 찍어 확인받으면 기념품을 준다고 한다. 용지를 받고 화서문으로 오니 앞쪽에 스탬프함이 있다. 손녀는 재빨리 스탬프를 찍는다.

화서문 누각으로 올라갔다. 예전엔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던 장소이다. 마루로 되어있어 고향에서의 대청마루 같은 느낌이다. 화서문과 장안문 사이에는 장안공원이다. 지난 연말에는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사이에서 빛의 축제가 있었다. 정조 시대의 풍습을 빛으로 보여 주었다. 성곽을 걸어 장안문으로 향했다. 많은 시민들이 걷고 있다. 외국인도 할머니와 가족이 함께 걷고 있으니 보기 좋았다. 장안문 앞에는 화단이 설치되어 있었고 대형자전거 모형이 어울렸다. 장안문이 열러있어 그 문을 통과하니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다. 장안문 앞 대로에는 화성어차가 지나간다. 연무대에서 출발하여 주요 군사시설을 관광하는 순환형과 화성행궁에서 출발하여 동서남북 4대 문을 볼 수 있는 관광형이 있단다.

손녀 손을 잡고 화홍문을 향하여 걸었다. 방화수류정으로 뻗어있는 성곽은 동양화 그림 같다. 화홍문은 수원을 알리는 화보에 자주 등장한다. 언젠가 화홍문을 배경으로 인형극을 보았는데 야간 공연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화홍문 인근에서 십오년간 살았다. 당시 건강을 위하여 화홍문을 경유 연무대 창룡문을 돌아 매일 아침 성곽을 뛰었다. 아침을 먹고 출근하면 산뜻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방화수류정에서는 인근에 살았던 친구와 캔맥주를 먹으며 인생을 논하기도 하였다. 친구는 인도네시아로 취업해 20여년을 살대가 귀국하였으나 고국의 향수도 느끼지 못하고 지난해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인생의 무상함을 생각하는 장소가 되었다. 방화수류정에서 바라보는 용연은 아름다워 수시로 카메라 렌즈에 담는다.

연무대에 이르니 초등학생들이 활을 쏘고 있었다.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양궁은 세계 제일이다. 활쏘는 한국인이 많아서 세계를 제패하는 것인가 보다. 창룡문 하늘에는 연날리가 한창이다. 많은 연들이 푸른 하늘에 떠 있으니 새봄을 맞는 듯하다. 연들 사이로 열기구가 보인다. 열기구를 타고 수원화성 관광을 즐기는 꿈을 꾼다.

창룡문을 지나니 다섯개의 굴뚝 모양을 한 봉돈이 아름답다. 조선시대 위급한 일을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을 이용 서울로 연락하는 군사 통신시설이었다. 봉화대 앞에는 봄을 맞아 산수화가 예쁘게 꽃을 피웠다. 손주를 모델로 스마트폰 사진을 찍었다. 성곽을 따라 내려오니 남수문에 이른다.

수원시청 문화공보담당관실에 근무한 적이 있었다. 남수문을 복원해야 한다는 논의는 있었으나 실행하지는 못했다. 새로 복원된 남수문은 수원천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스탬프 날인대가 있다는데 어느 곳인지 알지를 못하겠다. 관광안내소로 전화를 해서야 겨우 찾을 수가 있었다. 손녀는 10개의 스탬프 날인 중 8개를 찍었다. 문화재 감상보다는 스탬프 날인에 신이난다.

수원천에서 팔달문에 이르는 도로는 노점거리이다. 영동재래시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인데도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시청에 근무할 때에 팔달문 누각에는 동종이 있었다. 행사에 동종을 타종하는 준비를 위하여 계단을 오르내린 기억이 난다. 주변을 한 바퀴 돌았는데도 스탬프 위치를 찾지 못했다. 관광안내소로 또 전화를 하였다. 팔달산 이 시작되는 산에 있다고 한다. 손녀는 뛰어가서 스탬프를 찍는다. 팔달산 위에도 스탬프가 있다. 안내원에게 묻는다. 팔달산을 올라가서 서장대 포토존에 있다고 알려준다. 산은 계단으로 꽤 높아 보인다. 스탬프를 찍으려는 욕심은 계단을 뛰어오른다.

팔달산을 오르는 길목에 3·1운동기념탑이 있었다.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 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정상에 오르면 서장대이다. 언젠가 화재가 나서 텔레비전 뉴스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문화재 보호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누각 앞에는 노송 사이로 수원 시내가 보이는 전경이 시원하다. 그래서 이곳이 포토존인가보다. 스마트폰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데코로 되어 있는 계단을 밞으며 산을 내려온다. 화성행궁까지는 멀지가 않다. 할머니는 산에 오르기 힘들다고 화성행궁에서 기다렸다. 스탬프는 행궁 정문 안 느티나무 옆에 있다. 느티나무는 600년이 넘는 고목이다. 화성 성역 이전부터 이곳을 지켜온 신령의 나무로 소원지를 적어 걸어놓으면 소원이 이루이진다는 전설이 있다. 화성행궁을 마지막으로 10개소에 설치되어 있는 스탬프를 모두 찍었다. 화서관광안내소에 제시하면 기념품을 받는다. 화성행궁에서 멀지않은 곳이다. 신나게 가서 받은 기념품은 머그컵 3개다.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현릉원을 지금의 경기도 양주에서 화성시 화산으로 옮겼다. 당시 화산에 살던 농민들을 팔달산 아래 수원으로 이사 오게 하고 계획도시를 조성한 후 그 주변을 1796년 원형으로 수원화성을 축조하였다.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성곽의 일부가 손실되고 파손되었다. 수원시에서는 1801년에 발간된 '화성성역의궤' 문헌을 자료로 1975년부터 4년에 걸쳐 복원사업을 실시하였고,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화성행궁에서 바라본 서장대는 수원의 긍지를 손녀에게 이야기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태호 수필가
이태호 수필가

약력
경기 오산 출생
수원시 공무원 퇴직
수필‘소풍길’ 출간
화성문인협회회원
수원문인협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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