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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워라벨(Work and Ba1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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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워라벨(Work and Ba1ance)
  •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 승인 2023.07.10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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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워라벨의 원래 의미는 생계를 위한 일, 건강한 가족과 훌륭한 부모가 되는 일, 개인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일 사이에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요구하는 한정된 이슈라고 생각하는 워라벨이기도 하지만 평생을 두고 추구해야 할 과업임이 분명하다.

돈 버는 활동에 머물지 않고 종교활동을 필두로 자원봉사활동, 취미활동, 친구 관계처럼 시간을 보람 있고 의미 있게 채울 수 있는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

이 워라벨의 조건 중 ‘나에 대한 배려와 타인에 대한 배려 사이에 조화’를 꾀하는 것도 성숙한 삶으로 가는 길 중 하나일 것이다.

탑차를 끌고 다니며 여러 가지 식품을 파는 J는 젊은 날 큰 건축업을 하는 회사의 사장이었다. 이름도 잘 알려진 어느 아파트 공사를 맡아 구두계약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는 데 최종 계약에서 불발되었다. 이미 자재비를 계산하여 선 납품할 자재를 사다 싸 두었고 함께 일할 사람을 조직하여 시작할 날을 계산하고 있었는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무너지는 마음을 추스르고 조용히 그 업계를 떠나 닥치는 일이란 일은 모두 맡아 바닥부터 새로 시작했다. 어디서 그의 심장을 뜨겁게 달구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포기를 모르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무엇을 하든지 긍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몰두하고 아이디어를 짜냈다. 사회에 나와서 만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런 그가 일을 하면서 꾸준히 갈고 닦은 취미생활이 시 낭송과 시 쓰기였다.

심신이 외로울 때나 괴로울 때면 시 낭송 연습을 하며 힘든 시간을 달랬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시 낭송이 향상되고 달인이 되어 가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그의 목소리는 우렁찼고 감동적이었으며 그가 시를 낭송할 때면 진지함과 위트가 적당히 섞여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빨려 들어감을 느끼게 했다. 그는 더욱 시간이 갈수록 몰입하여 이름있는 시 낭송가로 변모해 갔다. 바쁜 중에 언제 어느 때 시 낭송을 하느냐고 물으면 이 세상에서 시 낭송을 할 때가 제일 행복해서 가장 힘들 때 시 낭송을 한다고 했다. 차 속에서도 잠자기 전에도 쉬는 시간이면 늘 시 낭송을 했고, 특히 차량으로 물건 배송을 하는 중에도 차 속에서 시 낭송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 말을 할 때는 눈빛에 광채가 일었다. 어느 때는 꿈속에서도 시 낭송을 하는 자신을 본다고도 했다. 어느 일을 해도 당당하게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심감은 아마도 시 낭송 취미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며 수 많은 시를 외우는 그에게 탄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날 그가 시낭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해서 그의 활동 장소에 들렀다. 아는 시 낭송가들도 있었고 시인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친절하게 사람들을 맞이하며 접수를 하고 간단한 간식을 마련해서 나누어 주는 사람들은 모두가 행복한 표정이었다.

‘이게 뭐지?’ 속으로 생각하며 행사를 관람하던 중 몇 가지 독특한 그만의 철학을 알게 되었다. 본인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회자나 참여자는 스스로 자원해서 하는 사람들과 협업해서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요즘 같은 멀티시대에는 협회를 운영하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구미에 맞힐 수도 없을뿐더러 추진을 하고 박수를 받기가 너무나 힘든다는 것이었다. 그이 프로그램은 당당했고 사회를 보는 사람이나 방송 장비를 봐 주는 사람이나 시 낭송을 하는 사람이나 겸손하지만 상당한 내공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분위기가 편안하고 운영의 질도 높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사석에서 그는 모든 일의 시작은 겸양지덕이라고 하며 겸손한 정신하에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 세상에서 너나없이 사회적 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부정적 관념이나 사회적 편견은 원동력이 될 수 없다. 우리의 인생이 정신적 원숙함을 향한 여정이라고 한다면 내가 아는 J사장의 철학은 이 사회에서 가장 지향해 나가야 할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 되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열심히 자기 생업을 위해 힘쓰며 그 와중에 틈틈이 시 낭송을 하고 있을 것이다. 시 낭송을 통해 자신을 힐링하고 시 속에서 통찰과 통섭을 배우고 가족을 사랑하고 주변을 아우르는 J사장. 그의 정신적 근원은 실패 속에서도 꾸준히 자신을 추스르고 격려하며 힘든 고비마다 시와의 교감을 통한 충전재로 삼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의 긍정적 삶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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