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로그인 회원가입
  •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시詩여울]청산도 바람을 만나다
상태바
[시詩여울]청산도 바람을 만나다
  • 정홍도 시인
  • 승인 2023.04.17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 바닷물에 손 담그면
잉크빛깔 물들여 질까
미역 톳 세모가사리가 몸을 헹구고
전복이 다시마를 답삭이는
포구는 잠잠하다

물길도 멀리 가슴 띄운 섬
낮은 지붕을 감싼 돌담마다
대를 이은 옛 얘기 소곤대는데
물질 나간 빈집에는검은 염소 울음 소리

겨울바람도
유채 잎 파랗게 엎드려 꽃대를 기다리고
구들장 다락논 벼 그루터기는
눈물 찰랑 그때 그 물방개를 기다린다

어디선가
맺으며 풀어 대는 복 장단 앞세워
애절한 판소리 고갯길 넘어오면
바닷물도 울컥울컥 추임새다

자갈밭 한구석에 초분이 누워 있다


정홍도 시인
정홍도 시인

1992년 『문학예술』로, 1995년 『문예사조』로 나옴

한국문인협회·수원문인협회 회원

시집: 『헛된 기다림』 『동백꽃 붉은 입술』 『비에 젖은 강』 등

2023 『청산도 바람』시집 : 월간문학 출판부
 

 


시평(詩評)

2023년 정홍도 시인의 시집 『청산도 바람』속에서 시 한 편을 꺼내 들었다. 못내 잊지 못할 청산도를 그리며 시인이 운을 뗀다. ‘시는 내가 쓴 것이 아니라 바람, 구름, 빗소리가 쓴 것이라고, 시는 내가 쓴 것이 아니라 철따라 피어나는 꽃의 웃음과 숲을 적시는 새소리가 쓴 것이라고, 그리고 마지막 말에서도 시인은 시는 내가 쓴 것이 아니라 무심히 흐르는 강물에 어리는 달그림자 그리고 소곤대는 별빛이 쓴 것이라고’ 초연하게 말한다. 시인의 마음속에는 시의 뿌리가 살아서 움직인다. 문득 뵈온 정홍도 시인의 몸짓과 눈 속에서 인생의 원숙함을 읽는 순간이다. 그의 해탈과도 같은 몸짓이 시어로 생성되어 나올 때 그는 바람이고 구름이고 강물이며 별빛이리라. 그의 마음속에 흐르는 시적 유동체가 그의 시를 읽고 공감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꽉 붙잡는다. 시어마다 겸손과 해탈이 묻어나는 그의 시집을 가까이 하니 잃어버렸던 입맛이 생기를 찾는 것 같다.

-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