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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앞모습과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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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앞모습과 뒷모습
  • 정종민 수필가
  • 승인 2023.04.17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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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바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요.”라는 말이다. “아∼그러세요.”라고 대답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본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문득 다른 사람들 눈에 많이 본것처럼 느껴지는 내 앞모습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본다.

긍정적으로 보면, 평범하고 크게 거부감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어려서부터 본래 말이 없는 편이라 친밀감을 주지는 못할지라도 상대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모습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 이를 거꾸로 보면, 평범하다는 것은 개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현대는 개성의 시대라는데, 좀 더 톡톡 튀는 개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겉이 보이는 앞모습과 속이 보이는 뒷모습이 있다. 두 모습 중 어느 것이 중요한지는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다. 우선 당장은 쉽게 눈에 띄는 앞모습이 중요하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처음 만났을 때 매우 호감이 느껴졌는데, 갈수록 싫어지는 사람은 앞모습이 화려한 사람이다. 반대로 처음에는 별로였는데 갈수록 좋아지는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처음의 좋은 감정이 끝까지 유지되는 앞모습과 뒷모습이 한결같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앞모습은 보여주는 것이고 뒷모습은 들키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보여주고 들키는 차이일 뿐 결코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뒷모습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뒷모습을 직접 보기는 어렵다. 앞모습이나 옆모습은 거울 앞에 서면 바로 볼 수 있지만, 뒷모습은 두 개의 거울을 동시에 비춰 특별히 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볼 수 없다. 거울이나 사진, 동영상을 통하지 않고 자신의 뒷모습을 직접 본 사람은 없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찍어놓은 사진 속에서 발견하는 나의 뒷모습은 조금은 낯선 모습이다. 뒷모습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보고, 자세히 본다.

앞모습은 인위적으로 꾸미는 경우가 많아 어색함으로 남지만, 뒷모습은 꾸밈이 없어 진한 여운으로 남는다. 앞모습은 감출 수 있지만 뒷모습은 속일 수 없다. 뒷모습에는 그 사람의 진실이 담겨있다. 도움받아야 할 처지에도 도움을 주는 사람, 위로받아야 할 상황에서 위로해 주는 사람, 감사할 것이 없는데도 감사하는 사람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는 날은 참 행복한 날이다.

뒷모습은 삶의 습관에 의해 만들어진다. 뒷모습에서 살아온 삶의 흔적들이 진솔하게 드러나고, 살아갈 삶의 형상이 그려진다. 뒷모습에 의해 아름다운 추억이 떠올려질 때가 많고, 진정한 평가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람은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겉을 중시하고 앞모습 꾸미기에 열중하는 사람은 눈앞에 보고도 외면하고 지나칠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속을 중시하고 뒷모습에 신경 쓰는 사람은 뒤를 보고도 쫓아와 반가움을 표시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첫인상보다 마지막 모습이 깔끔하고,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진실한 사람이 더 오래 기억된다.

생존 경쟁 속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앞모습만 꾸미며, 뒷모습에 신경 쓰고 내면을 채우는 데에는 소홀함이 없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진실한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겉과 속, 시작과 끝, 머문 자리와 떠난 자리, 보일 때와 보이지 않을 때가 한결같다. 이들의 삶의 발자취는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와 오래도록 기억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를 생활하는 동안 앞모습과 뒷모습이 모두 좋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도록 다짐하지만, 그것이 마음먹은 것처럼 쉽지만은 않다. 오늘은 만났다 헤어지는 사람의 뒷모습을 잠시나마 보고 있어 주는 것만이라도 실천해보아야 할 것 같다. 혹시 그가 가다가 뒤돌아봤을 때 웃어줄 수 있도록.


정종민 수필가
정종민 수필가

약력
수원문인협회 회원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제3회 백범정신실천상 수상
저서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자」
「0.3초의 기적」
「가슴이 뛰는 곳으로 가라(공저)」
「얼어붙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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