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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갑자기 궁금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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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갑자기 궁금해진 일
  •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 승인 2023.03.20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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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귀여운 아이가 태어난 그날은 팔월 염천이었다. 생일은 약 이틀 앞당겨서 그 애 에미는 참다못해 기어코 제왕절개를 하고 말았다. 눈이 돌아가고 통증이 너무 심한 모습을 본 애비는 기어코 제왕절개에 손을 들고 그다음의 아기는 생각하기도 싫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를 가진 지 6개월쯤부터 아기는 엄마 뱃속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여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들락거렸다. 병원에서는 아기의 탈출을 막기 위해 약물을 투여했고 입 퇴원을 수 차례 하면서 간신히 산달까지 갔는데 이번에는 제때에 나오지 않아 가족들을 애태우게 했다. 의술은 발달하여 병원에서는 시간대로 아이의 상황을 부부에게 알려 주었는데 차라리 그것이 독이 되었다. 그것이 제왕절개의 단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출산일이 지나면서 아이는 거침없이 뱃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 감지되었다. 결국은 산모만 힘들어져 어쩔 수 없이 태어나는 날짜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시부모님은 걱정을 태산같이 하다가 태어날 날짜와 시를 잡았는데 그것도 맘대로 안 되는 것이 시댁과 친정의 의식이 너무나 달라 조율할 수가 없었다. 막말로 시댁은 일종의 사주팔자에 의존하는 경향이었고 친정 부모는 그것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면서 산모와 아이만 안 다치게 낳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의례적으로 주도권을 잡는 주체가 시댁이 되는것이 우리나라의 대부분 가정에서의 불문율이다. 그런 경향으로 좋은 날짜의 시간을 맞추어 바로 친정엄마의 생일 이틀 전 제왕절개를 실시했다. 참고로 아이 엄마는 친정엄마의 생일날과 같이 아이의 생일을 잡고 싶어 했다.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은 줄 그때서야 알았다.

우여곡절 속에 태어난 아이는 어느덧 일곱 살, 그동안에 태어나서부터 응급실에 실려 간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그때마다 친정부모를 애태게 부럴댔다. 그것도 코로나로 인해 면회도 안되는 시점이라 아기의 엄마만 병원에서 간호를 해야했다.

그런 후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이의 엄마는 동생을 낳는 것은 꿈도 꾸기 싫어했다. 결혼하기 전 시댁에 방문을 했을 때 말했다는 놀라운 일은 아기를 5명이나 낳겠다고 호언 장담을 했던 일이었다. 시댁식구들은 한결같이 입이 벌어져 대단한 며느리가 들어왔다고 좋아했는데 첫 아이부터 전전긍긍하더니 기어코 한 명의 아이로 종지부를 찍는다는 것에 시부모는 적지 않게 실망하고 있는 눈치였다.

이제 내년이면 학교를 들어 가는데 시부모는 명문대학교를 꿈꾸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과연 아이의 엄마는 그 과제를 잘 해낼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친정엄마만 자나 깨나 근심 걱정이다. 공부는 잘할까. 학교폭력에는 시달리지 않을까. 어디까지 수준을 올려놓아야 시부모 눈에 들을까. 과연 건강은 유지를 잘할까. 별별 생각이 드는데 만만치 않은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최고의 난제인것이다. 간신히 하나를 낳았는데 벌써부터 눈이 나쁘다. 네 살 때부터 행동이 이상해서 고민하다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아이의 엄마를 다그치며 아이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고 야단만 쳤다. 정말 이상한 것이 밖으로 나가서 뛰거나 돌아다닐 때 아이는 시력이 약하니 절절매는 모습이 부모의 눈에 들어올 정도로 눈이 나빴으니 얼마나 걱정이었을까. 아무리 의술이 좋다고 하여도 시력이 너무 약해서 주위 분별이 안되는 것은 큰 걱정 중의 하나인데 그 시력으로 무슨 공부를 한단 말인가.

이 문제는 아이의 엄마도 걱정을 하겠지만 친정엄마가 제일 큰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걱정이 많아 슬금슬금 아이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슬쩍 진단을 해 본다. 막상 물어보면 괜찮다는 말뿐 그냥 평생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사실은 하느님께 기도를 하고 또 해도 안 풀릴 일인데도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아이의 엄마를 바라보면 요즘 시대의 엄마들은 다 저런 건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한 편으로는 걱정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만큼 편하게 생각하는 딸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지만 친정엄마로서는 늘 걱정인 것이다. 아이는 한쪽 눈을 늘 찡그리고 있다. 병원에 가 보라고 하면 양쪽 시력이 다 같으니 습관처럼 살수 밖에 없다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학습은 어떻게 하느냐고 하면 잘하고 있다고 장담을 한다. 무슨 배짱인지. 친정엄마라는 이유로 이런 일 저런 일 다 걱정이다. 어릴 때의 딸보다 시집 보낸 딸의 생활이 더 걱정이다. 이러다간 진짜 제 명에 못 살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교회를 가나 보다. 힘들고 어려우니 보이지 않는 신에게 매달리려고 하는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사실 얼마 전 까진 그런 걱정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요즘 와서야 상황이 바뀌는 나이가 되었는지 쓸데 없는 걱정이 앞서는 것은 이제야 나이가 제대로 들어서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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