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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좋은 시]흰 새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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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좋은 시]흰 새의 방
  • 함태숙 시인
  • 승인 2023.03.06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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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도 한계를 정하듯
구름 위에 또 구름
물 밑에 잘린 하반신이 대기에는 둥둥

폐 속을 구르던 고형의 울음이
우박처럼 돌처럼
여름날의 퇴로 속으로 수장한 해처럼
사물의 경계에는 그림자를 벗어두네

그을음이 없다면
불의 해변을 얻지 못했을 것
맨드라미는 태양이 울다 간 베개 자욱
자두는 목구멍에 빨갛게 익은 이름
자기를 게워내려고
그 많은 돌들의 면적을 삼키고
오리 떼는 죽었지 일렬종대로

자기를 애도하기 위해
우리는 신체의 일부를 키워왔지
네가 상처받은 그 부위는
너를 싣고 날아갈
가장 신비한 너의 날개

자꾸 물어본다
내가 죽었나 내가 죽었나
잠결에 이마에


함태숙 시인
함태숙 시인

1969년 강릉 출생.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및 동 대학원 임상심리학 전공.

2002년《현대시》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시작, 시집『새들은 창천에서 죽다』

『그대는 한 사람의 인류』『토성에서 생각하기』.
 

 


시평(詩評)

시 「흰 새의 방」은 함태숙 시인의 시집 『토성에서 생각하기』에 수록된 시다. 우선 시 전체를 끌고 가는 첫 행에서 화자가 의도한 것처럼 ‘슬픔에도 한계’를 정할 수 있었다면 아마도 세상에는 지독한 가난과 어둠은 없었을 것이다. 새의 상징은 날개와 자유이다. 특히 흰 새는 신성한 자유를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런데 흰 새가 방이라는 좁은 굴레에서 여름날 퇴로 속의 수장한 해처럼 갇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를 읽고 있으면 고독과 쓸쓸함이 밀물처럼 몰려온다. 사물의 본질을 캐내고 존재의 의미와 근본적 원리를 밝혀내어 사유와 직관을 풀어내는 어쩌면 형이상학적 시라는 개념이 이 시속에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들은 행성에 살고 있고 그 행성은 태양의 주위를 영겁의 세월 속에 서성거리고 있다. 태양은 하나의 우주 속에서 또 하나의 천체를 이루고 있다면 한낱 미물에 불과한 우리들의 삶과 죽음 차이는 어떤 것인가. 그래서 ‘내가 죽었나 내가 죽었나’ 반문하는 것이다.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 정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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