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로그인 회원가입
  •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10℃
    미세먼지
  • 인천
    B
    10℃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Y
    15℃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Y
    12℃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Y
    14℃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11℃
    미세먼지
[정명희의 문학광장]마음을 다스리는 길 위에서 봄의 전령을 보다
상태바
[정명희의 문학광장]마음을 다스리는 길 위에서 봄의 전령을 보다
  •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 승인 2023.03.06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봄 물결을 밀고 오느라 분주한 창밖은 울렁거리기도 하고 설레이기도 하며 이따금 보이지 않는 손짓을 하고 있다. 마음이 그전 같지 않은 탓일까 긴 겨울을 넘어 온 봄의 움직임에 마음이 자꾸만 삐딱해 지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밉다 미워 그저 세상일들에 공연히 미워지는 감정이 산발을 하고 밀어 닥친다. 조금 전 그 사람은 왜 이리 심술 맞은 표정이었을까, 얼마 전 친한 척하며 소식을 주었던 그 사람은 무엇 때문에 갑자기 연락을 주었을까. 헝클어진 마음을 달래려고 하지만 빈 공간의 여유로움은 그리 많지 않다. 차라리 영화라도 볼까. 액션 또는 멜로를 봐야 하나. 안절부절한 마음이 가슴까지 두근거리게 한다. 아마도 오늘 아침부터 무얼 잘 못 적었나 보다. 찬찬히 아침에 눈 뜬 순간부터 시계를 돌려 체크를 한다.

갑자기 뇌리를 스치는 무언가가 머리를 쭈삣하게 한다.

며칠 전부터 아는 지인으로부터 건강식품을 추천받았다. 안 먹어도 되는 것을 기어이 사고야 만 것은 몇 년 전부터 자꾸만 늘어나는 체중 때문이었다. 보는 사람마다 왜 그렇게 체중이 늘어 났느냐고 아우성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언제 날씬한 적이 있었느냐는 표정으로 아래 위를 훑어본다. 급기야는 그 표정과 눈빛에 휘말리고 말았다. ‘어쩔 수 없다. 병원엘 가던지 아니면 그 흔한 건강식품 중에서 다이어트 식품을 찾아 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팽창일로에 섰다. 이름도 흔한 「씨플러스」를 달고 지인이 소개하는 다이어트 건강식품에 기어이 빨려들고 말았다. 가게에서 한 컵의 물에 씨플러스를 타서 먹고 상상을 한다. ’얼마 안 있으면 몇 인치가 줄어서 사람들이 몰라 볼거야’ 꿈도 야무지게 꾸면서 첫 스타트를 했다. 그런데 다음 날 크게 실수한 것을 알고 말았다. 다이어트도 젊을 때 해야 한다는 그 큰 깨달음을 망각했던 것이다. 아직껏 눈이 뿌옇게 되어 주위 사물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틀쯤 지난 어느 순간부터 자꾸만 눈앞이 안보이고 사물이 침침하게 보이는 것이다. 속으로 겁이 덜컥 나서 기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이어트 식품을 먹어서 그러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저녁에 다른 지인이 화장품을 들고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 건강검사를 해 보자고 한다. 요즈음은 무슨 물건을 팔더라도 건강체크가 우선이다. 하다못해 화장품을 팔아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다음에 본론에 들어간다. 아니나 다를까. 건강체크를 전자파로 해 보자고 한다. 반신반의 머릿속은 다른 생각으로 꽉 차 있는데 열심히 설명하는 노력이 가상해서 마지못해 듣게 되었다. 머리부터 차근차근 전자파로 검사를 하는 중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가뜩이나 아침부터 사물이 흐리게 보여 은근히 신경을 쓰고 있는 찰나에 걱정이 밀려온다. 당뇨일까. 아니면 기억이 쇠잔해서 생긴 일시적 상황일까. 반신반의하면서 설명하고 있는 지인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 그녀는 꽤 이지적으로 생겼다. 깍듯한 이미지에 크지 않지만 까만 눈동자가 유난히 빛나는 모습이 자세히 볼수록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오물거리면서 말한다.

“제가 간경화였는데 요즈음 이 식품을 먹으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남 일인데도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면 그렇지 건강식품이라도 먹어서 나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가 떠나면서 화장품이랑 곁들여 건강식품 몇 개를 먹어 보라고 준다. 한 참 후 자료정리를 하다가 그녀가 준 건강식품 그야말로 씨플러스를 따스한 물에 타서 한 컵 먹어 본다. 기분 탓인지 눈이 조금 밝아진다.

참 생각도 간사하다. 금방 당뇨병인가 하며 안절부절 못하다가 전자파 검사로 몸의 혈류를 체크하고 이상증세를 검사하며 몇 마디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 건강식품 한 봉지를 먹고 이렇게 달라짐을 느끼다니. 건강 염려 신경증이 따로 없다며 스스로를 탓하고 쓴 웃음을 진다.

갑자기 머릿속이 환해진다. 아차 그거였지.

지인의 말 중에 나이 들면 다이어트는 조심하라고 한 그 말. 체력이 딸리는데 무슨 다이어트란 말인가. 볼살은 빠지고 눈은 푹 들어가고, 허벅지마저 흐물거리고 그러면서 다이어트를 하면 기어코 눈까지 안 보이게 되는 것 아니냐 말이다. 안 하던 짓도 갑자기 하게 되면 혹 뗄레다 혹 때는 형상이려니. 비싸게 준 다이어트 건강식품은 집어치고 명상이나 해야겠다.

「마음의 길은 언제나 내 안의 샘물, 내 안의 부처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니, 제일 허접하고 나약한 마음의 혼란은 결국 건강까지 망치게 됨을 우리는 알아야 될 것이다.

때로 보이거나 보이지 않아도, 들리거나 들리지 않아도 가야 할 길은 정해져 있는 법, 기도를 하는 마음은 평정을 찾아 스스로를 다스리라는 선각자들의 깊은 깨우침을 받아들이는 것이 제일 좋은 건강의 비결임을 마음의 길 위에서 선명한 종소리로 듣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