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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여전히 4류에 머문 한국 정치의 닫힌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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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여전히 4류에 머문 한국 정치의 닫힌 공간
  •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 승인 2023.03.0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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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정치판, 공존의 지혜가 아쉽다. 어느 나라나 정치인과 관료, 언론인, 기업인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국가의 장래 방향을 어떻게 잡고 제 역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결정된다. 서로 협력하는 나라가 선진국이 되었다. 그렇지 않은 나라는 쇠망의 길을 걷고 있다. 역사가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오래전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했다. 서슬 퍼렇던 때에 극단적인 표현을 할 정도로 기업인의 심정을 여름날 소낙비처럼 시원하게 드러냈다. 이 말이 나온 지 이미 오래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유효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손을 들어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식으로 정부나 정치권이 그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의 통찰력은 책에서 얻은 것이 아니다. 세계를 무대로 한 폭넓은 기업 현장 속에서 직접 얻고 닦은 것이 아닌가. 기업인들은 3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가 놀라고 부러워하는 경제 기적을 일궈냈다.
그런데 정치는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생산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다. 정치는 삶의 질을 결정한다. 정치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삶의 여부를 결정한다. 정치는 대외적으로 안보를 책임진다. 대내적으로 법과 질서를 지키는 일을 한다. 우리 삶에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국민이 생각하는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정치권과 언론계가 꼽혔다. 가장 최근에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다. 불합리한 법과 제도, 규제로 인해 부패를 유발하는 사회문화가 만들어졌다. 고비율 정치구조가 부패 사회를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큰 책임은 국회가 져야 한다. 국회의원이 청렴해야 사회가 청렴(淸廉) 국가로 발전할 수 있기에 그렇다. 
정치인은 미래 비전과 큰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도 당리당략의 노예가 되어 소모적 정쟁(政爭)에 쏠려 나라를 어지럽게 한다. 행정과 정치는 규제와 권위주의라는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 매번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고 대리한다고 말한다. 민생을 해결한다고 한다. 민생(民生)이 무언가. 국민의 살림이고 생계다. 요즘 행태를 보면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는지 모르겠다. 언론은 저마다 무엇에 구애됨이 없이 사실 그대로 이치에 맞는 의견이나 주장을 한다는 정론직필(正論直筆)을 내걸고 있다. 지금 언론이 그럴까. 한쪽으로 치우쳐 국민을 헷갈리게 하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세계는 변화의 태풍이 몰아치는데 우리 정치는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뭔가를 놓지 않으려는 과도한 욕심 덩어리 때문이다. 국민의 정치 참여는 투표로 이루어진다. 내년 4월10일 실시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쥐고 있는 많은 특권(特權)을 내려놓겠다고 공약하는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 이젠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민의(民意)의 대변자라면 그래야 한다. 지자체 의회도 생겼다. 국회의원이 300명씩이나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공약하고도 막상 국회의원이 되니 다른 구실을 대며 딴소리하는 걸 봐 왔다. 정치가 아직도 후진성을 벗지 못한 탓이다. 혼탁한 우리나라 정치 상황을 보면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 역량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네덜란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는 “우리는 물 한 방을을 보면서 바다를 생각할 수 있다.”고 했건만 정치인들은 매일 물을 마시면서도 민심의 바다를 생각하는 법을 모른다. 당장 유·불리의 얄팍한 계산만 있을 뿐 시야가 짧다. 특권만 누릴 뿐 책임지는 법이 없다. 풍토를 바꾸지 않는 한 정치는 4류를 벗어나기 힘들 듯하다. 닫힌 문을 여는 것도, 방에 들어가는 것도, 집 밖으로 나오는 것도 그 주체는 바로 국민이다. 정치인과 관료, 언론인, 기업인들이 존재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고 어떤 생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줘야 한다. 9명의 보좌진을 두고 4년 동안 무노동일지라도 34억원의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염라대왕도 부러워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가 아닌가. 벌떼처럼 달려드는 이유는 민생보다는 이런 꿀맛 때문일까. 소신을 갖고 용맹정진하며 나아갈 수 있는 자아(自我)가 자리 잡고 있는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질곡이 힘들더라도 굴복하지 않고 끝내 자신의 가치를 지켜낼 때 오래도록 기억된다. 누군가 이룬 성취, 성공, 권력, 명예 등은 그저 껍데기 옷에 불과하다. 중요한 건 정치인으로서 소신과 약속을 얼마나 잘 지켰는가다. 더 나은 사회를 꿈꾸며 모두가 행복하고 아름답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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