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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여울]푸른 도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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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여울]푸른 도피처
  • 박진희 시인
  • 승인 2022.12.19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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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심증이

바다의 동공을 여닫는 밤

간 곳도

온 곳도 남지 않은 바다

금세 사라져버린 스키드마크처럼

그 흔한 주저흔조차 없다

 

엉킨 실타래의 끝을 찾지 못해

멈칫 거린 시간들이

바다의 아가리를 벌리니

딸려 올라온다

 

일 년 같던 그 하루의 끝

발버둥 친 시간만큼

고단했을까

한때의 번성은 어디가고

헛돌다 멈춰버린 운명처럼

매달려있다

 

업고 온 파도를

한바탕 울음으로 부려놓고

남자가 끝내 도피한 곳은 깊은 바닷속이었다

 

속없이 웃는 아이의 눈망울

그 위로 겹쳐지는 맑은 웃음소리

무엇이 그들을 바다로 향하게 했을까

 

굳게 다문 차 문을 열면

천진한 어린 딸의 웃음이

콸콸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박진희 시인
박진희 시인

경기 화성 출생

미래시학 등단

미래시학 작가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시평 詩評

박시인의 바다에 대한 시는 강열하면서도 처절하다. 그래서 그녀의 바다는 얼마나 파도소리가 큰지 가늠할 수가 없다. 심정을 따라가 보니 주저흔조차 없을 정도라니. 그녀가 바라 본 어떤 풍경과 그 상황의 내면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모두 알아야 한다. 아프지 말았으면, 슬프지 말았으면, 주위로부터 고독해지지 말았으면 하는 주문을 걸어본다.

시어의 본향 속에는 저마다 어쩔 수 없는 감정들을 세상과의 결별에서 찾기도 한다. 그런 날들 속에 사는 우리는 무엇인가? 언제든 풀어 볼 날을 기다리며. 눈 오는 오늘 시어를 따라 가노라니 한바탕 울음으로 부려놓고 남자가 끝내 도피한 곳은 깊은 바닷속이라는 걸. 누구보다 먼저 이해하고 알아 챈 그녀의 마음에 가깝게 다가가고 싶어진다. 이제야 그녀의 속지를 알아 챈 삭막한 어리석음이 한층 부끄러워지는 날이다.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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