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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지게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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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지게의 한
  • 임화자 수필가
  • 승인 2022.10.06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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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는 우리나라 고유의 것이고 우리 겨레의 정이 배고 피가 도는 물건이다.

그것은 운반 수단 이상의 의미가 깃들어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것이고 우리 겨레의 정이 배어있다. 지게 모양은 쇠못 하나 박은 적이 없다. 솜씨를 부린데도 없다. 나뭇가지를 베어다가 대강 다듬고 몇 군데 구멍을 뚫어 밀 빵을 묶어 만들었다.

지게는 순박하고 평화로운 휴식이 있다. 나무 그늘에 지게를 뉘어 놓고 잠든 농부의 얼굴은 이보다 평화로우랴. 나무꾼들의 지게에는 봄이면 진달래가, 여름에는 산딸기가, 가을이면 들국화와 단풍이 꽂힌다. 우리의 멋이요 詩임에 틀림 없다. 뜨거운 여름 신장로 옆 나무 그늘에서 채소, 참외 등, 갖가지 과일들을 지게를 세워 놓고 팔았다. 옛날에는 불을 때고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나무꾼이 많았다. 시간만 있으면 산에 가서 나무를 해서 땔감을 집에 쌓아놓거나 장에다 팔아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조상들은 힘들여 넓은 길을 닦지 않았다. 나를 위하여 환경을 개선하기 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나를 맞추려는 데서 지게가 생겨난 것이다. 다니다 보니 저절로 생겨난 그 비탈길, 오솔길, 논두렁길을 걸으며 날라야 할 짐이 많았다. 어깨에 걸어지기 때문에 지게는 괴로운 것이기도 하다. 수레가 다닐 만큼 넓은 길이 없었으니까 어디나 갈 수 있기에 만들어진 것이 지게다. 지게는 한 사람의 몸으로 지탱할 수 있는 그 이상의 짐을 운반할 수 있기에 지게를 볼 때마다 기쁨을 느끼기보다는 먼저 한숨이 흘러나오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옛날에 고령의 노인을 산속에 내다 버리던 고려장의 매게체가 지게였다.

할아버지와 함께 버린 지게를 챙기던 손자가 “아버지를 버릴 때 다시 사용 하겠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그다음부터 고려 장의 풍습이 사라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패륜의 고려장 풍습이 “동방예의지국으로 효가 백행의 근본”이 된 격언도 지게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뒷동네 사는 손가락이 여섯 개라 육손이라 불리는 아저씨가 있었다. 이 아저씨는 자주 우리 집 일을 도와주었다. 몸이 좀 뚱뚱했으나 얼굴에는 늘 웃음을 짓고 있었다. 여동생과 나는 아저씨에게 지게를 태워 달라고 졸랐다. 그때마다 마음씨 좋은 아저씨는 지게 위에 싸리대로 엮은 바수거리를 얹어 놓고 동생과 나를 번갈아 가며 태워 주었다. 지게를 타면 하늘을 나는 것같이 신비로웠다. 성큼성큼 이동하는 발걸음의 쿵쾅거리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목마를 타기보다 훨씬 좋았다. 내가 10살 되던 해 두 살 아래인 여동생이 홍역을 앓다가 죽었다. 큰아버지 두 분은 오셔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동생을 포대기에 싸서 지게에 지고 산으로 가셨다. 나는 울면서 따라갔더니 오지 말라고 손짓을 하시고 산으로 올라가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후로는 다시는 지게를 타지 않았다. 또 6.25 전쟁 때는 피난민들에게 피난길에 지게가 유용하게 이용되었다. 소달구지가 없는 사람들은 지게에 짐을 가득 싣고 그 위에 아이들도 얹고 걸어오는 사람 들이 많았다. 또 역전에 가 보면 지게를 지고 짐을 싣고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사람들은 밤늦게까지 짐을 싫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 역 주변에는 지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이처럼 지게는 생활 수단에 없어서는 안 될 유용한 물건이었다.

지금은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우리나라의 길들이 모두 하나로 뚫려 있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한다. 이 편리한 시대에 살면서도 굳이 지게의 향수를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 지게에 대한 한이 우리 민족에게 묻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자신을 위한 흔적을 남기기보다 다른 사람을 위한 베품과 배려는 은혜와 사랑의 흔적을 오래오래 남김으로 날마다 복을 받는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항상 넉넉한 마음과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살아가야 활기 넘치는 삶이 된다. 내 삶이 버거울수록 그 안에서 감사함을 찾고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라도 그 안에는 좋은 점이 있기 마련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감래가 천 년 동안이나 져 온 그 괴로운 지게에서 벗어나 새롭고 넓은 세계를 향해 우리는 마음껏 달려갈 수가 있는 것이다. 감사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늘 기쁨이 넘치고 활기 넘치는 삶이 될 것이다.


임화자 수필가
임화자 수필가

약 력

- 한국 문인협회 회원

- 수원문인협회 회원 및 이사

- 한국 경기수필가 협회 이사

- 경기 여류 회장 역임 및 고문

- 문학과 비평 회원

- 경기예술가상(2017. 1.21) - 백봉문학상(2017.12.21.)

 - 경기일보 여성 컬럼, 월간경기, 문교장학, 새 교육 신문등 다수 집필 발표

- 오산 화성 여교사회 회장 역임 (청솔 밭 수필집 공저)

- 수필집 '행복을 꿰는 여자' . ‘세월의 모래밭에 묻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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