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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라는 장르를 통하여 유리지갑 징세(徵稅)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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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라는 장르를 통하여 유리지갑 징세(徵稅) 풍자
  • 정겸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 승인 2021.11.19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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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공갈 공화국



출근길 현관 게시판에 부착된 안내문구가 지루하다

코로나19시대 마스크 미착용 시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과태료10만 원입니다.
재활용과 음식물 미 분리 배출 시
재활용촉진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됩니다
층간 소음은 이웃 간 예절입니다
위반 시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10만 원 이하의 벌금 입니다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은 국민건강증진법 위반으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애완동물 목줄 미착용 및 배설물을 미 수거 시
도시공원녹지법 위반으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입니다

아파트 정문을 빠져나와 대로를 맘껏 달릴 즈음
긴급 출동 소방차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뒷유리에 부착된 스티카
긴급차량 미 양보 시 과태료 200만 원입니다
사방 곳곳마다 교통안내판이 보이고
아스팔트 바닥에 써놓은 60㎞, 50㎞, 30㎞ 이하의 글자들
모두가 내 육신을 노리는 덫과 올가미다

조심조심 겨우 회사에 도착
또 하나의 복병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사내 카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 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며
인사고과 반영이란다

칡넝쿨 사이사이로 악의 꽃이 피어나며
내 몸을 칭 칭 휘감고 있다
안간힘으로 칡넝쿨을 잘근잘근 씹으며
포박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내 살 찢기며 붉은 살점만 뚝뚝 떨어진다.
IMF시절 폐업점포에서 구입한 낡은 지갑 속
꼬깃꼬깃 숨겨 놓은 비상금마저
빼앗아 가는 저 악랄한 넝쿨손들.

- 「시사사」 2021.가을호 ‘공갈 공화국’ 전문-

 


 

시 전문지 시사사 가을호 포커스로 다루어진 정겸시인의 ‘공갈 공화국’이 문단은 물론 사회적 시사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겸시인은 샐러리맨들이 출근을 위해 현관문을 나와 회사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 종 법규 위반 시 물어야 하는 과태료와 범칙금 그리고 벌금과 관련하여 준조세 성격으로 변질되는 행태를 공무원 출신답게 법적 근거와 함께 리얼하게 도출시켰다.

우선, 코로나19시대 마스크 미착용 시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재활용과 음식물 미 분리 배출에 따른 과태료 심지어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의 갈등문제까지 세심하게 다루었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정문을 빠져나와 대로에서 접하는 풍경들을 사실 그대로 묘사했다. 긴급차량 미 양보에 따른 과태료와 사방 곳곳 교통안내판에 보이는 속도 제한 표시는 결국 위반 시 범칙금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모두가 내 육신을 노리는 덫과 올가미라고 풍자하며 IMF의 경제난에도 어렵게 버텨온 샐러리맨들의 유리지갑까지 털어간다고 비판했다.

1957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난 정겸(본명 정승렬)시인은 2003년 시전문지 '시사사'로 등단해 20여 년째 중앙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청에서 30여 년간 봉직하다가 부이사관으로 명예퇴직 하였으며 발표 시집으로는 「푸른경전」,「공무원」, 「궁평항」 등이 있다. 그간 수상경력으로는 3회에 걸친 문화예술기금 수혜와 경기시인상을 수상하였으며 공직관련으로 홍조근정훈장을 받았으며 현재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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