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 내리는 한밤중
문돌이 집에
불빛이 보인다
총총한 네 눈빛이다
울다, 지치다, 목줄에 감겨 잠들다
까실한 턱수염이 그리워
다시 꿈을 꾸곤 하는 문돌이
우두커니
종일 나를 스캔하는 네 눈빛이
서럽다. 비는 내리는데
오래된 기억의 전설을 불러놓고
아득한 뱃머리 언덕에서
너와 밤을 새운 적 그 언제였을까
잠 못 이루는 내게
소리 없는 시간과 빈자리 내어주고
눕기를 두려워하는 너를 위해
오늘은
붉은 빛이 일어나는
따뜻한 국을 끓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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