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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년가게 안성 ‘안일옥’ 김종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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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년가게 안성 ‘안일옥’ 김종열 대표
  • 대담=김인종 편집위원장 / 글·사진=홍승혁 기자
  • 승인 2021.06.20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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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00년 4대 이어온 비밀 레시피는 ‘후한 인심’과 ‘좋은 재료’”
백년가게 안성 ‘안일옥’ 김종열 대표가 경인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백년가게 안성 ‘안일옥’ 김종열 대표가 경인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백년가게’란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점포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경인지역본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아 공식 인증받은 점포를 말한다. 그리고 ‘백년가게 육성사업’을 통해 백년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및 소·중기업을 발굴, 100년 이상 존속 및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 100주년을 맞이한 안일옥(安一屋)만큼 ‘백년가게’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가게가 있을까 싶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안일옥의 국밥장사 이야기는 1920년 안성 옛장터 한귀퉁이에 작은 가마솥을 걸어놓고 장터국밥을 끓여 팔면서 시작되었다. 조모이신 1대 이성례 여사로부터 2대 모친 이양귀비 여사를 거쳐 현재 3대 김종열 대표가 안일옥을 운영하고 있으며, 김 대표의 아들이 4대에 걸쳐 가업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세월이 변화에 따라 가마솥을 끓이던 연료는 장작에서 연탄, 연탄에서 가스로 바뀌었지만 국밥에 담긴 밥장사정신은 갓 끓여낸 국밥 국물만큼 뜨끈하다.

안일옥(安一屋)이라는 이름은 전쟁이 끝난 후 김종열 대표의 아버지가 영업허가를 받기 위해 찾아간 읍사무소에서 지어졌다고 한다. ‘안성에서(安) 제일가는(一) 가게(屋)’라는 뜻이 담긴 이 이름은 김 대표의 아버지가 “상호가 없다”고 읍사무소 직원에게 말하자 즉석에서 지어준 것으로, 이때부터 정식으로 ‘안일옥’이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게 됐다.

안일옥은 할머니와 부모님의 피땀 녹아있어

자손 대대로 물려줘야 할 귀중한 자산

‘소왕갈비찜 밀키트’ 전국 배달 서비스

#변하지 않는 인정과 정성이 녹아 있는 노포

한국에서 다섯 번 째,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당인 안일옥은 안성 장터국밥의 시초로 인정과 정성이 녹아있는 노포이다. 어려웠던 시절 ‘누구라도 찾는 손님은 배불리 먹고 나가야 한다’는 고객을 위해 정성을 다 했던 마음, ‘밥장사 정신’을 그대로를 이어가고 있다. 김종열 대표는 어린 시절 들었던 할머니의 “식당 문 넘어오는 사람은 배고파서 온 것이니 배부르게 해줘라”라는 말씀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고 말한다. 지금도 안일옥의 모든 메뉴는 한끼를 먹더라도 든든하게 먹고 갈 수 있도록 푸짐한 양을 자랑하고 있다. 또, 그는 1년에 수차례 지역사회 독거노인분들을 모시고 식사대접을 하고 어려운 분들을 위해 봉사와 기부를 이어나가는 등 지역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안일옥 내부 전경
안일옥 내부 전경

#할머니와 부모님, 그리고 가족의 자부심 ‘안일옥’을 지켜내다

안일옥 김종열 대표는 IMF사태가 일어났던 1997년부터 가게를 이어나가게 됐다. 그의 나이 39살 때였다. 김 대표는 안일옥을 맡게 된 건 자의 반 타의 반이었다고 말한다. 13년간 서울의 제약회사를 다니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그가 뜨거운 불 앞에 서게 된 것은 어머니와 식당을 운영하던 작은형의 빚보증이 문제가 되면서였다. 담보로 잡았던 안일옥 3층 건물과 작은형의 소유였던 평택 안일옥이 경매로 넘어간 것이다. 김종열 대표는 서울에서 이 소식을 듣자마자 곧 회사를 그만 두고 퇴직금과 아파트를 마련한 돈을 고향으로 보냈다. 그만큼 그에게 ‘안일옥’에 대한 자부심이 컸었다. 그는 “안일옥은 할머니와 부모님의 피땀이 녹아있는, 자손 대대로 물려줘야 할 귀중한 자산이다”라고 말한다. 장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대를 이어 내려온 ‘안일옥’이라는 간판을 지켜내기 위해 김 대표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안일옥 주방에서는 커다란 가마솥 안에 소의 각종 부위를 넣고 펄펄 끓여내고 있었다.
안일옥 주방에서는 커다란 가마솥 안에 소의 각종 부위를 넣고 펄펄 끓여내고 있었다.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18시간을 끓여낸 ‘안성맞춤우탕’

김종열 대표에게 안일옥의 비결에 대해서 묻자 “안일옥에는 보물처럼 내려오는 황금 레시피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아낌없이 주는 할머니로 부터 물려받은 ‘밥장사 정신’과 어머니가 강조한 ‘좋은 재료’를 쓰는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했다. 안일옥의 대표메뉴인 안성맞춤우탕은 소한마리탕이라고도 한다. 우족, 꼬리, 도가니, 머리고기, 갈비, 양지, 우설 등 소의 모든 부위가 다 들어간 것으로 모든 메뉴를 합쳐서 한 뚝배기에 담아냈다. 소 한 마리의 맛을 다 느낄 수 있다는게 특징이다. 안성맞춤우탕은 안일옥의 대표메뉴로 자리 잡아 온라인판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장사가 잘되면 편한 방식으로 바꿀만도 한데 안일옥은 선대에 해오던 방식 그대로를 어렵지만 지켜내고 있다. 

김종열 대표는 아침이면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18시간을 끓여낸 사골국을 다음날에서야 손님상에 오르게 하고 있다, 하나하나 소홀함이 없다. 우탕에 들어가는 고기외에도 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는 겉절이로 하루에 오전 오후 2번씩 담근다. 깍두기는 주1회 담그는데, 숙성시켜 다음 주에 내놓는다.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정성만큼 맛 또한 뛰어나다. 레시피는 오랜 시간에 따라 바뀌었을지 몰라도 정성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코로나 시대, 안일옥 새로운 변화의 바람 ‘소왕갈비찜 밀키트’ 출시

코로나로 인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안일옥에서도 밀키트를 출시했다. 안일옥 이름을 내건 소왕갈비찜을 출시하여 판매하고 있다. ‘손님은 배불리 먹어야 한다’는 안일옥의 밥장사 정신처럼 소왕갈비찜 밀키트의 양도 1.5kg으로 상당하고, 반조리 방식으로 제작되어 해동 후 끓이기만하면 되니 간편하다. 실제로 밀키트를 가져다 조리해보니 갈빗대에 붙은 살도 튼실하고 맛도 좋았다. 소고기 등갈빗대를 사용한 갈비찜으로 지역 유명 노포의 맛을 집에서 편하게 맛본다는 점에서 시장반응 또한 꽤 좋은 편이다. 

안일옥 매장 한켠에 걸려있는 액자
안일옥 매장 한켠에 걸려있는 액자

#백년가게 안일옥의 ‘다음 100년’을 향해

김종열 대표의 아들 김형우씨는 안일옥의 다음 100년을 이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에 가겠다며 꿈을 키우기 시작한 그는 6학년때는 방학동안 서울에 있는 제빵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평택에 있는 한식 조리 학원에 다니며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정말로 조리과학고등학교를 들어가 대학교 또한 호텔조리학과로 진학했으며 군대를 가서도 전공을 살려 취사병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이후 주 튀니지 한국 대사관 관저 요리사로 3년간 근무한 그는 이제 안일옥의 인터넷 택배 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안일옥을 이어나가기 위한 일을 시작했다. 할머니와 큰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지켜온 안일옥을 대를 이어 지켜나가게 된 것이다.

#백년가게 선정, 우직함으로 다음 100년을 준비하다

안일옥은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20년이상 된 노포 중 지속성장의 가치를 실현하는 혁신적 소상공인을 발굴 선정함에 따라 안성시 제 1호 백년가게로 선정되었다. 
안일옥이라는 노포는 스토리가 살아 있는 지역명소로 발돋움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김종열 대표의 어머니가 생전 “설렁탕 100년을 끓이는거야 우리자식들이 할 일이지”라며 늘상 하셨던 말씀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용기를 붇돋아주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해주는 힘으로 작용해왔다. 
대표는 서구의 온갖음식 문화와 국적 없는 각종 음식들이 범람하는 요즘, 힘들고 고단했던 형편 하에서 사명감이라 생각하고, 전통 우탕 하나만을 고집하며 100년을 이어온 안일옥을 인정해주시고 격려해주심에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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