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게 뻗은 아파트 숲 사이로 아침부터 커피 볶는 냄새가 향긋하게 풍겨온다. 커피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귀여운 캥거루 캐릭터가 눈에 띈다. 만화책으로 가득한 따뜻한 분위기의 공간이 있는 특별한 전통시장이 눈 앞에 나타난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가좌시장이다.

가좌시장의 특별함은 바로 ‘공간’에서 나온다. 140여개 점포로 채워진, 상인의 활기찬 호객소리가 정겨운 우리가 아는 전통시장의 모습에 더해 만화카페, VR 체험존, 커피특화시장 등 고객들과 상인들 모두가 잠시 쉬어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하나의 시장에 존재하는 것이 가좌시장의 매력이다.

가좌시장의 이찬관 상인회장은 매일 아침 커피를 직접 볶는다. 유명 교수에게 로스팅을 직접 배웠다는 그는 시장을 위해서 일종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커피콩 구매부터 로스팅까지 직접 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제18회 서울 카페쇼’에 참가해 시장만의 스페셜 블렌딩 원두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그의 노력은 가좌시장을 찾아준 고객들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선물한다. 

이제 가좌시장은 만화를 소재로 한 ‘문화특화시장’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고객과 상인이 함께하는 ‘공간’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앞으로 가좌시장의 미래를 이끌어갈 이찬관 상인회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회장님이 가좌시장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가좌시장이 소재하고 있는 가좌2동에서 지역자치단체에 소속되어 각종 봉사와 지역활성화를 위해 활동한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다 지역 새마을협의회에서 총무로 활동하던 중 가좌시장 전 상인회장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가좌시장에 들어와 시장활성화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받고 가좌시장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코로나로 인해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한달에 두번씩 지역 노인을 위해 국수봉사를 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역의 자치기구 봉사자, 가좌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 노인들에게 따뜻한 국수를 대접하고 있으며, 시장과 지역주민 간의 소통이 현재의 가좌시장을 고객중심의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시장과 차별화되는 가좌시장만의 장점은.

가좌시장은 근린생활형의 항아리 상권을 가지고 있어 지역주민과 시장상인이 하나가 되는 모범사례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주민이 시장 공모사업에 기획부터 참여하고 사업기간에도 사업에 동참하는 등 가좌시장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는 것이 저희 가좌시장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커피 특화시장, 만화카페, 시장야구단 등 신선한 즐길거리가 눈에 띤다. 기획 의도가 있다면.

상인과 지역주민, 시장이용 고객이 하나가 될수 있는 소통 창구의 역할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상인회에서는 시장에 나와 장을 보고 아침마다 상인회장이 직접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커피를 즐기는 만화카페 등 고객 공동공간을 기획했고, 캥돌이 커피빵 등 특색을 살린 커피특화시장을 고객분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공간활성화를 위해 VR체험존도 운영 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상인의 조직 결속을 위한 시장야구단과 섹소폰 동아리를 통해 점포운영에서의 스트레스 해소와 구성원과의 결속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홈페이지와 SNS를 보니 우수점포를 선정하여 현판을 달아주고 있는데, 고객과 상인들의 반응은. 

저희 가좌시장에서는 매월 고객신뢰도와 서비스향상을 위해 가좌시장 이용고객중 5인을 공개 선발해 지불결제 편리성(카드/제로페이/모바일결제), 황색선 준수, 교환/환불 편리성, 고객응대 친절도, 원산지/가격표시 철저, 점포위생등을 평가하여 우수점포를 선정하는 고객평가단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수점포 현판을 통해 고객에게는 점포 신뢰도를 높이고, 점포와 점포 사이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가좌시장의 이야기를 담은 ‘캥돌이의 시장나들이’ 매거진에 대해 소개해달라.

가좌시장 캐릭터인 캥돌이는 캥거루의 아기주머니를 통해 정과 사랑, 이야기의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에서는 캥돌이가 시장나들이를 통해 시장상인의 점포 운영이야기, 소소한 일상, 지나간 시간의 추억 등을 담고 있고, 현재 운영중인 고객평가단을 비롯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의 이런저런 모습도 담고 있습니다. 매거진 출판은 가좌시장 청년창업공간내 바람꽃출판사에서 문광형사업단의 용역을 받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왁자지껄한 축제 이벤트의 개최가 없었습니다. 올해 하반기 백신보급이 어느정도 완료되고 집단면역의 진정세가 보이면 만화까페의 활성화를 통해 고객과의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VR대전, 만화까페에서 즐기는 체험교실등 가족동반 고객의 즐길꺼리, 볼꺼리, 문화체험 등을 통해 고객 공동공간의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합니다. 또, 점포 매출 향상을 위한 비대면 온라인 마켓 운영 확대를 통해 돈 잘벌고 재미있는 가좌시장이 될 수 있도록 올 하반기까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코로나 방역단’ 등 가좌시장만의 코로나19 대응법은.

저희 가좌시장은 매일 아침·저녁 지역주민협의체와 상인이 중심이 되어 ‘코로나19 궤멸의병단’ 조직 발대를 통해 시장 통로 방역을 1년넘게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이 많은 명절기간에는 특별 방역단 활동을 통해 고객 발열체크, 점포상인 발열체크, 상인/고객 마스크 배포등을 진행했으며, 시장통로내 자동분사형 손소독제를 상시 비치하고, 만화까페 내 발열체크를 통해 출입고객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현재 저희 상인회는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모범시장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가좌시장만의 비전이 있다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고객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시장, 명품시장,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는 대표시장으로 거듭나는 전국상위 1%의 시장이 되는 것이 저희 가좌시장의 목표입니다.

▲인천시와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고객과 상인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을 통해 저희 가좌시장이 더 많은 고객이 안심하고 찾아올 수 있는 지역으뜸시장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