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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꽃씨와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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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꽃씨와 사색
  • 정명희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수원문인협회장
  • 승인 2021.03.24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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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장
정명희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장

봄이 오려는 창가, 밖을 내다보니 오랫동안 기다렸던 봄 소식이 꽃잎 흩날리듯 우수수 날아온다. 설날보다 먼저 서둘러 오는 입춘이란 말만 들어도 봄에 대한 기대가 만발한다. 

이날 입춘에는 대길(大吉)·다경(多慶)의 기원으로 갖가지 의례를 하는 풍속이 있다. 입춘첩이라고 하여 입춘을 맞아 집, 대들보, 기둥, 천장 등에 큰 글씨로 입춘대길 (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말을 붙이는 글귀가 있다. 그 뜻은 봄이 되니 모든 것이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는 뜻이다. 올해는 최지윤시인께서 수원문인들을 위해 직접 붓글씨로 제작을 해서 몇 분에게는 나누어 드리고 나머지는 게시판에 붙여 놓고 오며가며 감상을 하기도 했다. 수원문인들의 문운을 기원하는 의미일 것이다.   

입춘날 음식으로는 오신채라고 하여 달래며 겨자잎, 미나리, 무순, 부추를 먹는다. 불면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달래는 향기가 좋아 봄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달래전이나 달래간장 또는 된장국에 넣는 달래의 향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또한 겨자잎은 쌉싸름하지만 면역력 증진에 탁월하다고 해서 즐겨 먹는다. 미나리 또한 혈액순환이 잘 된다 하여 물김치나 미나리전 등 삶아서 무침으로 먹기도 한다. 이 모두가 향이 특이하지만 입맛을 돋운다. 

그 다음은 노화예방을 위해 무순을, 해독작용에 좋은 부추를 곁들인다. 식탁에 올라오는 채소들로 인해 봄이 가까워 옴을 입맛으로 더욱 감칠나게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입춘이 지나면 우수가 오는데 우수라는 뜻은 빗물이라는 뜻으로 추위가 가시고 눈이 녹아 겨울이 봄에게 자리를 내어 줌을 알리는 절기라는 뜻이 들어있다. 

보통 이때까지만 해도 꽤 추운 날씨를 유지하고 있는데 올해는 특히 날씨가 변덕스러워 추웠다 더웠다 종잡을 수가 없다. 우수가 지나면 세 번째 절기 경칩이 오는데 벌레들이 깨어 움찔거린다는 뜻을 지닌 절기이다. 실제로 이시기가 되면 많이 따뜻해짐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 경칩이 지나면 춘분이 오는데 낮과 밤의 길이가 12시간으로 같다고 하지만 빛의 굴절로 인해 낮이 약간 길다고 한다. 그 다음은 청명이 오는데 청명의 뜻은 차츰 하늘이 맑아진다는 뜻으로 슬슬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마지막 봄의 절기는 곡우인데 곡우는 봄비가 내려 온각 곡식이 윤택해진다는 뜻이 들어있다. 

수원문학인의 집 주변에 작은 화단이 있는데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밟아서 그런지 유난히 땅이 다져져 있다. 올해는 시화판넬도 설치하고 꽃도 심어 환경을 잘 가꾸려는데 여의치가 않다. 울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문제인 것이다. 꽃씨를 심기로 했는데 방법부터 고민이 되었다. 직접 심으려 하니 잘 자랄 것 같지 않아 걱정이 되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다른 곳에 심어서 이식을 하기로 하고 황혜란 시인으로부터 꽃씨를 얻었다. 꽃씨 이름을 모를까봐 혜란 시인은 직접 꽃씨그림까지 그려서 꽃이름을 써 주셨다. 꽃대의 높이까지 자세하게 알려 주고 싹을 틔울 선생님(신재정시인)까지 붙여 주셨다. 문인은 그냥 문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섬세함이다. 씨앗 종류별로 종이컵에 담아 놓으니 뿌듯하고 무언가 엄청난 일을 한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얼마 있으면 꽃씨는 싹을 틔우고 꽃대를 밀어 올려 저마다 향기 나는 꽃을 피워 낼 것이다. 

이때 쯤 우리는 꽃에 대한 시를 쓸 것이고 수필을 담아 낼 것임을 안다. 오며가며 꽃들의 미소를 보며 함께 행복해할 테고 그 옆에 세운 희망이라는 이름의 시들을 읽을 것이다. 어디선가 이혜인 시인의「꽃씨편지」가 전해져 온다.

당신이 보낸 꽃씨를 심어/ 꽃을 피워 냈어요/ 흙의 향기 가득한 꽃밭을 향해/ 고맙다고 놀랍다고/ 자꾸 자꾸만 감탄사를/ 되풀이하는 것이 나의 기도입니다/ 이 꽃을 사진에 담아/ 당신에게 보내며 행복합니다/ 내 마음속에 심겨서 곱게 자라난/ 나의 사랑도 편지에 넣었으니/   받아 주시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 이해인 시인의 시「꽃씨편지」전문>

그분의 꽃씨편지도 함께 받아 올해는 문학인의 집을 환하게 꽃들로 밝히는 일에 전념해야 하리라. 유선시조시인께서 심어주신 연두빛 댑싸리 풍경도 담아서.

또 한편 정현종 시인의 시를 따라 한 숟갈의 흙이 주는 위대함과, 생명의 존귀함, 그에 대한 경외로움도 사색하며 음미하는 여유도 가졌으면 좋겠다.  

한 숟가락 흙 속에/ 미생물이 1억 5천 마리래!/ 왜 아니겠는가/ 흙 한 술/ 삼천 대천세계가 거기인 것을!/ 알겠네 내가 더러 개미도 밟으며 흙 길을 갈 때/ 발바닥에 기막히게 오는 그 탄력이 실은/ 수십억 마리 미생물이 밀어 올리는/ 바로 그 힘이었다는 걸! -「한 숟가락 흙 속에」시 전문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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