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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여울] 화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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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여울] 화령전
  • 정재희 시인
  • 승인 2021.03.11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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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희 시인
정재희 시인

선 채로 늙어가는 화령전 그 터에
그날의 자취 더듬어
기왓장 틈서리로 머리 드는 풀잎새

혀물린 시간들이
들릴 듯 잦아지는 생각의 테를 돌아
아직도 설레임
언 듯, 바람으로 지난다

화산능 향하는 행차
오늘 예 머무른 듯

고쳐 잡는 옷깃마다 날개 치는
너스레

댓돌 문기둥에도
알뜰하게 여며 둔
희미한 그림자로
불켜는 옛 이야기

발길 뜸한 고적감에
사연을 더해가는 밤비소리
아득한 전설을 그리며 잊혀간다
 

 

 

시평

정재희 시인은 우아한 한국의 여인이며 어머니다. 83년에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여 꾸준히 시인의 길을 걸어 온 대표적 여류시인이다. 그녀가 이번에 『외출』 로 다섯 번째 시집을 냈다.

봄이 다가오는 시간 속에서 따끈따끈한 시집을 읽는 다는 것은 행복하다. 그 시집 속에서 <화령전>을 꺼내 든 것은 정재희 시인의 연륜과 걸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담하게 풀어 낸 화령전 머리글에 눈길이 잠시 머문다.

‘선채로 늙어가는 화령전 그 터에/ 그날의 자취 더듬어 기왓장 틈서리로 머리 드는 풀잎새/ 혀물린 시간들이/ 들릴 듯 잦아지는 생각의 테를 돌아/아직도 설레임/ 언 듯, 바람으로 지난다’ 수원의 화령전은 옛일들과 함께 고고히 늙어 가고 있다. 늙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하기에 여류시인은 바람의 소리를 시로 듣고, 기왓장 틈으로 고개 내민 풀잎에도 눈길을 준다, 그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는 것이 있으랴.

생각은 시공의 경계 없이 잊어버렸던 사연들도 기억하게 하고 공연히 하지 않았던 짓까지 해 보려고 한다. 무료하지만 그 속에 운치가 있으려니, 우리 시인들은 서로 옛일을 추억삼아 시의 밭에 뒹굴며 좀 더 성숙의 길로 한 발 가까이 갈 것이다.

수원문입협회장 정명희

[사진=이서등 화가]
[사진=이서등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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